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여졌지요~/중략/언제나 돌아 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잊혀진 계절'이용 노래)
지난 10월 30일 오후 6시 대구시 수성구청 광장에서는 '잊혀진 계절''오동잎' 등 10여곡의 색소폰 음률이 아름다운 가을밤을 수놓고 있었다.
대구시 수성구청 색소폰동호회(회장 이은규)의 '가을 품은 색소폰 풍경 음악회'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것이다. 이날 행사는 전문 음악인이 아닌 10여명의 공무원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색소폰 연주단의 공연이었지만 연주 실력은 전문가 못지않았다. 주민, 가족, 동료 직원 등 200여명의 참석자들은 깊어가는 가을밤을 만끽하며 한곡 한곡의 연주가 끝날 때마다 박수와 환호를 보내고 있었다.
색소폰 동호회는 처음엔 수성구 직원 10명이 뜻을 모아 결성, 2년째 자선 공연 등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어느새 회원이 15명으로 늘어났다.
지금까지 세계대구마라톤대회 기념 거리공연, 지산'범물복지관 어버이날 행사 공연, '저출산대책 행복바이러스 콘서트' '한여름 밤 건강축제 공연', 고모로 개통식 등 굵직한 초청공연 횟수만 무려 10차례가 넘는다.
여러 차례 공연을 하면서 회원들은 이제 상당한 실력을 인정받게 되고 경로당 개소식, 전통시장 등에서 공연 섭외도 들어오고 있다. 또 공익성 있는 행사를 찾아가 무료공연을 해줌으로써 공연장마다 나타나는 팬들까지 생겨났다.
그러나 2008년 3월, 색소폰동호회가 탄생하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변변한 연습실이 없어 구청 지하회의실을 사용하고 있으나 지하 회의실은 구청의 다른 행사가 있을 때는 구내식당으로 옮겨 눈치를 봐가며 연습하기도 했다.
연주회 때 배경 음악을 흐르게 하는 반주기는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어렵게 구입했으나 앰프시설'마이크 등 공연 장비는 아직도 확보하지 못해 빌려서 공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호회 박광수(산업환경팀) 총무는 "색소폰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악기에 공기를 불어넣고 연주하면 리듬이 나오기 때문에 연습한 시간만큼 정직하게 소리를 냅니다"라며 "연습하다 보면 자정을 넘기는 때가 종종 있을 정도로 매료돼 있다"고 말했다.
차은희(OK민원팀) 회원은 "색소폰 공연이 행사장에 사람들을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도 있지만 참석한 시민들이 노래를 부르고 손뼉을 치게 하여 좀더 부드러운 분위기로 행사를 진행하게 한다"며 "개인적으로 좋은 취미생활도 되지만 공연을 통해 동료나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행사를 더욱 빛낼 수 있어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동호회 활동을 자랑했다.
임광규기자 kkang5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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