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운문사 방면으로 가다보면 경산 상대와 남산, 청도 동곡 지역에서 큰 규모의 대추농장을 볼 수 있다. 빨갛게 익은 대추가 탐스럽게 달려 있는 풍경이 보기에 그만이다. 대추를 수확할 때는 장대로 나무를 힘껏 두드려 딴다. 재미가 있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다. 요즘엔 대추가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기계식 진동봉으로 따는데, 예전보다 재미가 덜하다.
예부터 혼례 후 폐백 때 혼주가 신부에게 대추와 밤을 던진다. 이는 대추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듯 자식을 많이 낳고 백년해로하라는 바람 때문이다. 제수용으로 쓰이는 대추는 씨가 1개로 왕을 의미한다. 이처럼 대추는 '과실의 왕'이기 때문에 제수용과 혼례 등 제례의식이나 한약재로 널리 쓰였다.
다른 작물보다 소득률이 높은 대추는 수확기인 10월쯤 일교차가 크면 당도가 높아진다. 황토질이 섞인 사질토양이 재배지로 적합하다. 우리나라에서 대추품종으로 명명된 것은 없다. 주산지의 명칭을 따서 편의상 충북의 보은대추, 충남의 연산대추, 경북의 경산대추 등으로 부른다. 각 지방의 주산지마다 10월이 되면 대추축제를 열고 가공식품 개발과 공동 브랜드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대추를 대조(大棗)라고 한다.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달다. 속을 편안하게 하는 한편 폐를 윤택하게 해 마른기침을 멈추게 하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완화시킨다. 대추에 들어 있는 단맛 성분은 신경안정제의 역할도 한다. 여성의 장조증(히스테리)을 진정시키는 작용을 갖고 있다. 대추를 오랫동안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피부노화를 막는다.
대추는 무엇보다도 허약한 몸을 보하는 보익제의 역할과 함께 얼굴에 윤기를 생기게 해 피부가 까칠한 사람의 얼굴을 곱게 만들고 전신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또 대추에는 여러 가지 성분을 잘 어울리게 하고 각종 약물의 독을 해독하는 효능도 있다. 한약을 달일 때 주로 생강과 함께 넣어 약물의 독성과 자극성을 완화시키고 기운의 소통이 잘 되지 않고 복부가 더부룩한 증상을 해소하는데 사용한다. 대추는 처방에 단독으로 쓰여지기보다는 약성을 완화시키는 작용이 있는 대표적인 보조한약재 중 하나다. 생강 다음으로 많이 활용되며 체질적으로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인 소음인에게 적합한 약재이다.
생대추에는 당분이 20~36% , 건조된 대추에는 약 60~80% 함유돼 있다.
비타민 A'B'C와 칼슘, 인, 철분 등이 함유된 알칼리성 약재이며, 열량이 비교적 높아 작업량이 많은 사람에게 좋다. 소화기능을 좋게 해 체중을 증가시키며 항산화 작용이 있어 피부노화 방지 효과가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와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줘 마음을 안정시키는 진정작용도 있다.
대추는 약재 이 외에도 삼계탕이나 떡, 음료수의 재료로 이용된다.
대추의 단맛은 긴장을 풀어주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예민하거나 화를 잘 내고 짜증을 잘 부리는 사람에게 좋다. 특히 신경이 예민한 수험생에게 대추차를 꾸준히 마시게 하면 정신적 피로를 풀 수 있고 머리를 맑게 해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몸이 차고 허약해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이나 신경이 예민해 설사와 변비를 반복하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대추는 끈적한 점액질이 많아 평소 헛배가 잘 부르고 속이 자주 거북한 사람이 과량 또는 장기간 복용하면 소화장애를 유발하므로 좋지 않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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