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구간:금성대군길(소수서원~삼괴정, 3.8㎞, 56분 소요)
첫 구간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賜額)서원 소수서원과 선비촌, 금성대군의 사적지 금성단에서 출발한다. 금성단 옆 '압각수'라는 이름의 노거수는 금성대군이 단종 복위에 실패하고 순흥이 폐부(廢府)되는 정축지변(1457년)이 일어나자 스스로 말라죽었다. 그러다가 1682년 다시 잎을 틔우자 순흥이 다시 부로 승격되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1100년 된 은행나무이다. 순흥저수지를 돌아 산길 쪽으로 올라 600년 된 세 그루 느티나무가 있는 곳이 삼괴정이다.
▷제2구간:죽계구곡길(죽계구곡~초암사, 3.3㎞, 50분 소요)
조선 영조 때 순흥부사를 지낸 신필하가 주희의 무이구곡을 차용하여 죽계구곡이라 칭한 곳이다. 그 이전 고려 말기 문장가 안축도 이 계곡에서 '죽령의 남쪽과 영가의 북쪽 그리고 소백산 앞에….'로 시작되는 '죽계별곡'을 지은 바 있다. 조선시대 들어서는 주세붕, 퇴계 이황 등이 이 길을 걸으며 자연을 노래하기도 했다. 초암사 앞에서 시작하여 삼괴정 위쪽에서 끝나는 죽계천 아홉 곳 경승은 2㎞에 걸쳐있다. 제2구간의 끝에는 천년 고찰 초암사가 있다.
▷제3구간:달밭길(초암사~삼가주차장, 5㎞, 70분 소요)
초암사를 지나 본격적으로 산에 오르는 오솔길이 시작되는 구간이다. 300m 정도 올라 왼쪽으로 들어서면 개울과 길이 하나가 된 협곡길이 이어지는데, 이 길은 퇴계 이황이 걸었던 소백산 가운데 감추어진 길로 이번 자락길 개척으로 공개된 비경이다. 울창한 숲과 돌다리, 나무다리를 건너며 자연을 호흡할 수 있는 길이다. 구간의 중간에는 달밭골이 있는데 예로부터 화전민들이 살던 곳이다. 구간 끝 삼가리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중간에는 비로사란 유서 깊은 절이 있다.
▷제4구간:이차돈길(삼가주차장~금선정, 3.7㎞, 60분 소요)
비로사에서 오리(2㎞) 정도 내려오면 비로봉을 중심으로 세 갈래 골짜기로 갈라지는 곳이 삼가리이다. 삼가리를 지나 삼가저수지 옆 '욱금' 뒷산에는 신라 불교 순교자 이차돈이 공부했다는 샘터가 있으며 당시 이차돈은 이 길을 걸으며 수도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산기슭을 돌아 장생이마을에 들어서면 아름드리 노송이 개울 양쪽으로 늘어서 있다. 이름하여 금선계곡. 깊은 개울가 절벽 위에는 금선정이란 아담한 정자가 있다. 영조 때 단양군수, 성주목사를 역임한 황준량이 학문을 연마하던 곳에 정조 때 풍기군수 이한일이 세웠다.
▷제5구간:십승지길(금선정~히여골, 4㎞, 50분 소요)
절경 금선계곡을 따라 내려온 아랫마을은 금계동으로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전국 십승지 중 제일승지이다. 금계동 일대는 예로부터 정감록을 믿고 십승지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근대에 들어서도 1930년에 평안도 영변, 덕천 등지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촌락을 이루었으며 그 후로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뿐만 아니라 제주도 사람에 이르기까지 각처에서 봇짐을 짊어지고 들어와 화전을 일구며 살았다. 금계동 아랫마을 임실마을은 풍기인삼이 시작된 시파지(始播地)이다. 조선 중종 때 풍기군수 주세붕이 산삼종자를 채취하여 시험재배를 시작한 곳으로 풍기인삼의 효시가 되었다.
▷제6구간:과수원길(히여골~희방사역, 5.4㎞, 80분 소요)
풍기서 죽령을 향해 가는 길로 산자락을 돌아 넘기 때문에 걷다보면 뚝방길도 걷고 한적한 시골길도 걷게 된다. 특히 이 지역은 소백산사과의 주산지라고 일컬을 만큼 사과밭이 단지를 이룬 곳이다. 죽령 방향으로 오르다 보면 소백산풍기온천을 지난다. 부근의 희방사역은 소백준령을 넘어 영남으로 들어서는 중앙선 첫 역이자 충청도로 넘어가는 마지막 역. 지금은 상·하행선 하루 네 번 열차가 머물러 주말 산행객들이 간혹 이용하는 정도이다. 소백산 쪽 중턱으로 오르는 길에는 영남제일폭포인 희방폭포와 희방사가 자리 잡고 있다.
▷제7구간:죽령옛길(희방사역~죽령주막, 2.8㎞, 40분 소요)
죽령은 서울로 통하는 삼대관문의 한 곳으로 예로부터 영남 동해안지역 사람들이 넘나들던 고갯길이다. 689m 죽령은 추풍령보다 높고 문경새재보다도 47m가 더 높다. 죽령은 아사달왕 5년(서기 158년)에 '죽죽'이란 사람이 고갯길을 개척하고 지쳐서 죽었다고 역사서는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고갯마루에는 죽죽에 제사를 올리는 사당이 있다. 죽령 옛길에는 풍기군수 퇴계 이황이 충청감사 온계를 마중하고 배웅하던 곳이 있어 동편에는 잔운대, 서편은 촉령대, 건너던 다리를 소혼교라 부른다.
▷제8구간:용부원길(죽령주막~용부사, 3.9㎞, 50분 소요)
험준한 죽령은 혼자서 넘을 수 없어 주막에 머물면서 동행을 기다렸다. 더러는 하룻밤 묵으며 행장을 다시 갖추고 말을 갈아타기도 했다. 때문에 재 아래 마을에는 주막거리가 번성했다. 술맛 좋기로 소문난 풍기읍 창락에 있는 인삼 막걸리나 단양군 대강면 장림에 있는 700년 역사의 술도가는 죽령의 역사가 빚어낸 술맛이다. 단양 쪽으로 고갯마루를 넘어 만나는 첫 동네는 샛골이란 마을이다. 샛골에는 목 없는 불상과 석축이 나뒹구는 오래된 절터가 있는데 보국사지이다.
▷제9구간:장림말길(죽령터널 입구~대강초교, 4.7㎞, 80분 소요)
샛골에서 4㎞ 정도 내려오면 매바우마을이 있다. 행정동으로는 용부원리. 죽령 고갯마루에서 단양으로 내려서는 골짜기에는 무시치, 구렁말, 음지말과 같은 정겨운 이름의 마을들이 많다. 조선시대 장림역이 있었던 이력으로 장림역 또는 장림이란 마을도 있다. 마지막 구간에는 죽령 도적떼에 얽힌 '다자구 들자구' 할머니 이야기를 새긴 비석이 있다. 도적들에게 자식을 잃은 할머니가 도적 소굴로 숨어들어 망을 보다가 기지로 도적떼를 잡았다는 전설이 전한다.
댓글 많은 뉴스
[기고] 박정희대통령 동상건립 논란 유감…우상화냐 정상화냐
정청래, 다친 손 공개하며 "무정부 상태…내 몸 내가 지켜야"
홍준표 "김건희, 지금 나올 때 아냐…국민 더 힘들게 할 수도"
이재명, 진우스님에 "의료대란 중재 역할…종교계가 나서달라"
양수 터진 임신부, 병원 75곳서 거부…"의사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