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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시조 들여다보기] 마을 사람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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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아

정 철

마을 사람들아 옳은 일 하자스라

사람이 되어 나서 옳지곳 못하면

마소를 갓고깔 씌워 밥먹이나 다르랴.

"마을 사람들아 옳은 일을 하며 살자/ 사람으로 태어나서 옳은 일을 못한다면 / 말이나 소에게 갓이나 고깔을 씌워 밥 먹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느냐" 라는 뜻이다.

송강 정철의 훈민가(訓民歌) 중 '향려유례'(鄕閭有禮) 항목이다. 경민가(警民歌) 또는 권민가(勸民歌) 라고도 하는데, 어떻게 부르든 백성을 교화할 목적으로 지어진 것이다. 작자가 강원도 관찰사로 일했던 1580년 정월부터 다음해 3월 사이에 창작된 것으로 원래 18수를 지은 것으로 알려지지만 송강가사에 실려 전하는 것은 16수다.

전해지는 16수 중 첫째 수는 '부의모자'(父義母慈)로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 두 분 곳 아니시면 이 몸이 살았을까. 하늘 같은 가없는 은덕을 어디 대어 갚사오리"로 부생모육(父生母育)의 은혜를 노래하고 있다. 종장 첫 음보가 4음절로 파격의 시조로 드문 경우에 속한다. 마지막 열여섯 번째는 노인에 대한 공경을 노래했다.

훈민 즉 백성을 가르치는 일은 조선 왕조가 들어선 이래 계속 강조되어온 덕목이다. 송순, 주세붕에 의해 지어진 바 있는 훈민시조가 정철에게로 이어진 것이다. 교훈적인 성격을 띤 노래며, 윤리·도덕의 실천궁행(實踐躬行)을 목적으로 했다. 문학적 향취는 적지만 쉬운 말 속에 사람이 바르게 살아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어 교훈으로 삼을 만하다.

표현에서는 대체로 우리말을 사용하여 훈민가의 목적에 충실하여 백성들의 이해와 접근이 쉽도록 했다. 그리고 작품의 끝맺음을 청유형이나 명령형으로 하고, 정감어린 어휘의 사용으로 설득력 있게 묘사한 점이 돋보인다. 정철의 시적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으로 말을 부리는 기교와 세련미도 여간 아니다.

여덟 번째 노래인 '향려유례'는 올바른 행동을 권유하는 것이다. 옳은 일이 무엇이냐에 대해 한 마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사람 사는 세상에서 남을 해치는 일이 가장 나쁜 일이라면, 남을 돕는 일이 가장 옳은 일,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옳은 일을 요즘 말로 쓴다면 '자원봉사'(自願奉仕)쯤 될까. 세상을 살아가며 나는 진정으로 누군가를 도운 적이 있는가? 한번쯤 뒤돌아보게 한다. 오늘은 옳은 일 하고 사는 '자원봉사자의 날'이다.

문무학 시조시인·경일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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