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아버지들의 가르침 든든
나는 최근 정민, 박동옥 공저로 조선시대 아버지의 편지를 한자리에 모아 놓은 '아버지의 편지' 를 읽었다. 백광훈, 이황, 유성룡, 이식, 박세당, 안정복, 강세황, 박지원, 박제가, 김정희 등 열사람은 모두 한 시대에 빛났던 쟁쟁한 학자요 문인이며 예술가들이다. 아버지의 편지를 한통 한통 읽다 보면 그 시절 삶의 풍경이 아련하다.
자식을 다잡아 향상시키려는 아버지의 쉴 새 없는 다그침에서 우리는 근엄한 선비 아닌 맨얼굴의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책을 읽다 보면 조선시대 아버지들이나 지금의 아버지들이나 하나같이 자식 올바로 잘되길 바라고 염려하는 마음은 같은 것 같다.
백광훈이 아들 진남에게 보낸 편지에는 "짧은 시간도 아껴서 책 읽기를 게을리하면 안 된다. 세월은 물같이 흘러가고 젊은 시절은 머물게 할 수가 없다"고 쓰여 있다. 조선시대에도 지금처럼 교육에 대한 걱정거리가 가장 큰 주제였나 보다. 이 시대 아버지들이 이 책을 읽고 가정에서 아버지가 얼마나 든든한 존재인지를 알고 아버지들이 좀 더 힘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요즘 아버지들은 가정은 엄마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아버지들이 힘들더라도 자녀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격려해주었으면 좋겠다. 집안에 기둥인 아버지가 있으므로 자녀들은 올바로 자라고 가정이 화목해질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아버지들은 하나같이 시간나는 대로 글을 읽고 쓰기를 게을리하지 말라고 질책한다.
오월선(김천시 신음동)
♥다시 읽으면 10년전 느낌과는 달라
공지영 작가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내가 10여년 전에 적어도 두 번은 읽은 소설이다. 하지만 내용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아 다시 책을 잡았다. 부모님의 보살핌 속에 있을 때 읽었던 소감과 모든 것을 내가 직접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는 30대에 갓 진입한 지금 마지막 책장을 넘긴 소감은 다르다.
대학 동창인 혜완, 영선, 경혜는 학창시절 똑똑하고 현명하며 강인한 여성임을 자부했지만 결혼과 함께 엇갈린 운명의 길을 걷게 된다. 세 사람은 모두 행복하지 못한 결혼 생활로 갈등을 겪게 되고 자신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문제를 서로 다른 방법으로 대처해 나간다. 남자들과 함께 가야하는 길을 걸으면서도 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야만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은 입장에서 이 소설을 읽는다면 읽는 도중 주인공과 같이 울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혼을 통해 평생의 반려자를 만났지만 무조건 의지할 수만은 없는 법. 결국 인생은 혼자라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후 조금 우울해지는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나의 처지와 소설의 주인공이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면 그 감동은 두 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독서의 계절에 30대 여성에게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추천해 본다.
박해옥(대구 달서구 송현1동)
♥가족의 행복은 99% 노력과 1%의 사랑의 실천
초겨울 바람이 스산하다.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가족의 품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낙엽이 날리는 거리를 사람들은 종종걸음으로 내닫는다. 그들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따뜻한 가정을 꾸리고 싶고 가족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 바람들은 누구에게나 쉽게 오는 것이 아니었다. 가족을 이룬다는 것은 가족 구성원들의 행복을 책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책임을 맡기 위해 준비하고 결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막연하게 부모님 하시던 대로 하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들이 대부분이다.
가족은 한 핏줄로 맺어진 소중한 존재들이다. 하지만 친구만큼의 대화도 이해도 없다. 서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슨 감정을 갖고 있는지 무심히 지낸다. 그냥 가족이니까 모든 것을 알고 있겠지, 가족 간에 이해하지 못할 일이 뭐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때로는 가족의 가슴에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도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냥 적당히 자기 편의주의적인 생각들이 갈등의 불씨가 되는 경우가 많다. 돈이 없어서 가족이 해체되는 경우보다는 가족 간의 이해와 관용과 사랑의 부족으로 가족이 흩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가족 간에도 눈치가 필요하다. 눈치가 곧 심리다. 더 사랑하기 위해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심리와 욕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가족 개개인의 고유성을 자주 말로 표현하고 또 반응하는 것이다. 가족은 제각각 자신을 위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해주지 못한다면 진정으로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바람 부는 밤거리를 방황하면서 집으로도 가족의 품으로도 돌아가기를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지금 그 자리에서 자신을 깊이 생각해 보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빨리 집으로 돌아가 이 한 권의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것은 토니 험프리스가 지은 '가족의 심리학'이다. 한 해를 마감할 날이 멀지않은 겨울 초입에 더 이상 가슴 서늘한 가족 간의 불화가 생기지 않기를 기대하며.
저자 토니 험프리스는 임상심리학자로, 자신의 경험과 여러 가족을 상담한 결과를 바탕으로 가족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건강하고 행복한 가족의 조건을 알리고 있다. 가족이 서로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서로의 사랑을 너무나 당연시하는 데에 모든 문제의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진정으로 가족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연인처럼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가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좀 더 일찍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참 많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밑줄도 많이 쳤다. 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했던 말이나 행동들이 그것이 아님을 알았을 때 가족들에게 많이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가족의 행복은 서로의 심리를 이해하려는 99%의 노력과 1% 사랑의 실천으로 만들어진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정기(대구 달서구 상인동)
※생활의 발견, 작은 감동 등 살아가면서 겪은 경험이나 모임, 행사, 자랑할 일, 주위의 아름다운 이야기, 그리고 사랑을 고백할 일이 있으시면 사진과 함께 보내주십시오.
글을 보내주신 분 중 한 분을 뽑아 패션 아울렛 올브랜 10만원 상품권을 보내 드립니다. 원고 분량은 제한 없습니다. 많은 사연 부탁드립니다.
보내실 곳=매일신문 문화체육부 살아가는 이야기 담당자 앞, 또는 weekend@msnet.co.kr
지난주 당첨자=박선영(대구 북구 고성동)
다음 주 글감은 '12월이 가기 전에 하고 싶은 일'입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어대명' 굳힐까, 발목 잡힐까…5월 1일 이재명 '운명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