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산다고 합니다. 실제 평균수명을 측정해봐도 여자가 남자보다 10년 가까이 더 살더라는 겁니다.
이렇게 본다면 여성들도 이제 혼자 사는 10년을 준비해야 합니다. 물론 과거에는 자녀들이 수발을 들었지요. 하지만 이제 세상이 점점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주부들은 느끼고 있습니다. 향후 공무원 연금개혁에서도 퇴직 공무원 본인 사망시 배우자에 대한 연금혜택을 지금보다 크게 줄인다고 합니다.
자영업을 하는 남편을 둔 올해 서른아홉살의 전업주부 이정화(39'가명)씨도 혼자 사는 노후 고민을 한다고 합니다. 노후 걱정없는 백수(白壽)를 누리기 위해 전업주부들도 뭔가를 준비해야 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이씨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한국투자증권과 함께 고민해봤습니다.
◆여성은 혼자 사는 10년을 준비해야
선진국에서는 '여성은 혼자 사는 10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 일상화하고 있다. 여성의 노후준비를 이르는 말이다.
통계청의 2006년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2050년이 되면 평균 수명이 88.9세로 대부분의 여성들이 90세 가까이 살게 된다. 그야말로 100세 인생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남성은 2050년이 되면 평균수명이 82.9세다.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6세 정도 오래 산다. 여기에 남편과의 나이 차이를 감안하면 남편보다 10년 정도 오래 살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자산관리를 할 때 노후준비, 특히 여성의 노후준비를 중요하게 다룬다.
이씨의 경우, 가정의 자산관리는 남편이 도맡아 하고 이씨는 매달 남편으로부터 받는 생활비 중 가계를 꾸리고 남는 돈을 모아 지금까지 따로 저축을 해왔다. 최근 노후준비 문제로 남편과 상의를 해 봤는데 남편은 상가 월세를 받아 노후를 살아갈 계획이라고 했다. 자영업을 하는 남편은 아직도 부동산에 대해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노후준비는 연금이라는 말을 최근에 부쩍 많이 듣다 보니 재무진단을 받아보자는 생각을 이씨는 갖게 됐다. 남편의 계획은 남편에게 맡겨두고, 매월 가계를 꾸리고 남는 돈 중 일부는 노후준비를 위해 묻어두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이씨는 하고 있다.
그렇다. 노후준비를 부동산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당초 이씨는 200만원의 저축액 중 100만원은 정기적금에, 100만원은 CMA에 넣어 둘 작정이었다. 이렇게 하기보다는 150만원은 변액연금보험에 넣어 지금부터 노후를 대비하고, 나머지 50만원은 적립식펀드에 장기간 묻어 놔 종자돈 마련에 힘쓰는 것이 좋겠다.
◆자산배분은 공격적으로 해도 무방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 가계자산의 대부분은 남편 명의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씨도 마찬가지다. 가계의 자산관리는 남편이 도맡아 한다. 다만, 이씨는 남편으로부터 매월 받는 생활비에서 남는 돈으로 저축을 해서 8천500만원이나 만들었다. 이 돈은 자신만의 종잣돈으로 가계자산과 따로 관리하고 싶다는 것이 이씨의 희망. 만약 예기치 못한 비상사태가 생기면 그때 사용을 하든지, 아니면 자녀가 결혼을 할 때 보태줄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정기예금으로 굴렸는데, 금리가 너무 낮아 고민 중이었다. 이씨의 말처럼 이 돈은 자신만의 종잣돈으로 아주 오랫동안 묻어둘 수 있는 여윳돈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산배분은 상당히 공격적으로 짜도 무방할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이 돈의 성격을 보면 만약 투자로 손실을 보더라도 중간에 돈을 찾지 않고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충분히 기다릴 수 있는 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8천500만원 중 예비자금으로 500만원은 CMA에 넣고, 나머지 운용자산은 주식형펀드에 6천만원을, 정기예금에 2천만원을 넣을 것을 권한다.
◆주식형펀드는 인내가 수익률의 원천
이씨도 주식형펀드에 투자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기 전 거래 금융회사의 권유로 주식형펀드에 500만원을 넣었는데, 아직도 원금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선뜻 주식형펀드에 추가로 5천500만원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은행 정기예금은 장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을 따라잡기 어렵다. 자산관리에 있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만큼 무서운 적도 없다. 물가상승률만큼 화폐의 구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금리 시대의 자산관리 중심에 주식형펀드가 있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다만, 주식형펀드는 주식에 투자되는 금융상품으로 위험이 따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만약 투자한 원금에 손실이 발생한다면 고스란히 투자자의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
펀드에 투자하기 전에 반드시 사전에 주식의 위험과 위험관리기법을 공부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 성공적인 펀드투자는 주식의 위험을 이해하고, 그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느냐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주식형펀드는 분산과 장기투자가 요구된다. 시장의 변동성을 무시하고 장기투자자가 되기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본에 충실한 투자는 반드시 수익으로 보답받을 것이다. 특히, 이씨는 장기투자할 수 있는 돈을 갖고 있으므로 주식형펀드에 오래 묻어둘 것을 권한다.
◆개별펀드를 고를 때는 수익률만 봐선 안 돼
이씨가 주식형펀드에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여러 펀드에 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6천만원 중 국내 주식형펀드에 4천만원을, 해외 주식형펀드에 2천만원을 투자할 것을 권한다.
다만, 해외 주식형펀드는 내년부터 과세가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개별펀드를 고를 때 수익률만 보고 판단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러나 과거의 수익률이 미래의 수익을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자산운용회사의 투자철학과 일관성 있는 운용 시스템도 점검해야 하고, 또 자산운용회사의 경영진이 자주 바뀌는지, 또는 주식운용본부장 등 펀드매니저들이 자주 교체되는지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왜냐하면 새로운 경영진이나 펀드매니저가 오게 되면 과거의 운용방식은 무시하고 자신이 원하는 투자철학이나 운용시스템으로 새로 판을 다시 짜게 마련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재무진단 받기를 원하는 독자는 053)242-3388로 전화하셔서 예약을 하거나 gofp119@hanmail.net으로 연락하셔도 됩니다. 금융자산에 대한 상담뿐만 아니라 부동산에 관한 전문가도 있기 때문에 '자산관리 전반'에 대한 상담이 가능합니다.
조현정 센터장 계명대 교수/ 김성숙 부센터장 계명대 교수/ 허수복 부센터장 계명대 강사/ 최창집 전문위원 한국투자증권 대구지점장/ 배재수 전문위원 진강건설㈜ 대표/ 심진오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장/ 윤병구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