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지역에서 사는 시늉만 하는 국회의원들

대구경북 국회의원 27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이들이 서울'경기 지역에 자기 집을 갖고 있는 반면 대구경북에는 전'월세로 살고 있다고 한다. 본지 보도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전'월세로 살면서 대구경북에 자기 집이 있는 국회의원은 3명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당수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출신 지역에서 사는 시늉만 하고 있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왜 지역 여론이 정부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지역의 이익을 국회의원들이 나 몰라라 하는지 그 이유가 자연스레 설명되는 것이다.

이들 중 17명은 수도권에는 상대적으로 비싼 집을 갖고 있지만 지역구에서는 전'월세로 살거나 친'인척집을 이용하고 있었다. 내년 지방선거에 대구시장으로 나서겠다는 이도 있고 국회의원 당선 후 서울로 이사를 간 경우도 있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자신의 실속만 챙기고 난 후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릴 '철새' 같은 정치인들이 많은 것이다.

모두가 지역에 뿌리박고 살 필요는 없다. 중앙 무대에서 더 돋보이는 정치인도 있고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집을 살 수 없는 이들도 있다. 그렇더라도 이들 중 절반 정도는 지역에 뿌리박고 있어야, 지역의 이익과 정서를 적극적으로 대변할 수 있을 터인데 전혀 그렇지 못한 것이다.

지역민들도 선거에서 옥석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 고향을 핑계로 입신양명만 노리는 정치인인지, 지역을 끝까지 챙기는 정치인인지 제대로 봐야 하는 것이다. 정당과 개인의 간판에만 현혹돼 표를 몰아주다 보니 대구경북이 계속 뒤처지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전라도 의원들의 주거 형태를 조사해 보지는 않았지만 대구경북 의원들보다는 훨씬 '지역 밀착형'이 많을 것이다. 그곳에서는 지역 민심을 거슬렀다간 살아남기 어려운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고향 까마귀'를 뽑더라도 제대로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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