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백화점 남성복 매장의 한 매니저는 성탄절을 앞두고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경험했다.
그는 단골고객으로부터 친절하다며 케이크를 선물 받았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소비자상담실에서 한통의 전화가 왔다. 고객으로부터 컴플레인(불만 제기)이 접수됐으니 해명하라는 것이었다. 고객이 매장에 와 있는 줄도 모르고 사적인 일로 전화에 열중한 것이 그만 화근이 됐다. 이 매니저는 이 일로 경위서를 쓰고 '주의'를 받았을 뿐 아니라 고객에게 사과를 해야 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을 찾는 50대 여성고객은 2008년 겨울 구입한 모피제품을 환불해 줄 것을 요구했다. 모피 특성상 모피가 조금씩 빠지는데도 막무가내로 제품에 하자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는 것. 제품에 특별한 하자가 없고,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소비자분쟁 해결기준인 '교환 및 환불은 구입 후 7일 이내에 영수증을 제시해야 한다'는 유의사항이 있지만, 백화점 측은 억지 컴플레인에 무릎을 꿇고 교환을 해줬다.
◆컴플레인의 종류도 다양
정당한 컴플레인도 많지만, 악의적인 내용도 많다는 것이 백화점 측의 주장. 고객이 세탁을 잘못했거나 취급부주의로 제품이 손상됐는데도 백화점 잘못으로 억지를 부리는 고객들이 있는데, 이는 점잖은 편에 속한다. 이불을 구입한 뒤 2년 동안 장롱에 방치해놓고 곰팡이가 피었다고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도 있고, 5년 전 구매한 셔츠를 들고 와 배가 나온다며 교환을 요구하는 고객도 있다. 또 자신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술과 안주를 사들고 와 상담실에서 버티는 황당 고객도 있다고 한다. 대구백화점 본점 고객상담실 원영숙 지도사원은 "컴플레인 항목 중 불친절 관련이 가장 많다"며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주관적이다 보니 쉽게 교환과 환불을 해주지 않는 경우 불친절로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이 많다"고 했다.
대구백화점 고객상담실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소비자 컴플레인 항목 중 '불친절'이 54.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품질에 대한 불만이 19.4%, 약속 불이행 7.2% 등의 순이다. 고객의 부주의에 따른 컴플레인도 5%를 차지했다.
동아백화점에서도 고객의견을 유형별로 보면 전체의 45% 정도가 고객불만 사항이며, 직원들에 대한 칭찬은 37%,기타 18%이다. 고객불만 중 37%가 고객응대 미흡, 21%가 상품불만, 13%가 반품 및 교환 등의 순이다.
◆컴플레인을 막기 위해서는
대구백화점에서는 고객이 쇼핑하면서 불편을 느낄 경우 바로 시정할 수 있도록 소비자 상담실을 운영한다. 또한 홈페이지에 '고객의 소리' 코너를 개설해 인터넷으로 민원을 해결한다. 이렇게 관리를 하다보니 약속 불이행과 불친절은 전년에 비해 24.4% 감소했다. 고객 불만사항에 대해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각 점별로 경험이 풍부한 지도사원급 한 명씩을 보강했다. 또한 회사나 직원의 실수로 생긴 불만에 대해서는 상품권 1만원을 보상한다.
3회 연속 고객 컴플레인이 제기되면 매장에서 근무를 할 수 없는 '삼진아웃제도'와 해당매장을 임시로 영업중지하고 그 시간에 서비스개선 스쿨에 입소하게 한다.
동아백화점은 월별, 분기별, 연간 친절사원을 선정해 포상한다. 불친절 사원등에 대해서는 적발시 지적 1회를 주고, 이 경우 각 점포의 지도사원으로부터 친절서비스 교육을 받도록 한다. 지적 2회를 받으면 자동으로 경고 1회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에서는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 서비스담당이라는 부서가 별도로 구성됐다. 또한 오후 3시와 6시는 '스마일 &클린 타임'으로, 사내방송을 통해 '하하송'이 나오면 직원들은 밝은 표정으로 매장 방문 고객들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고 매장 정리정돈을 실시한다.
대백프라자점 마케팅지원팀 황정환 팀장은 "컴플레인을 해결하기 위해선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불만고객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그들을 통해서 서비스에 대한 교훈을 얻기도 하고 친절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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