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이웃사랑도 함께 배달합니다"

집배원 유창훈씨 무료급식소 봉사

겨울의 매서운 바람을 맞아가며 우편물 배달에 여념이 없는 집배원 유창훈씨의 얼굴이 무척 밝다.
겨울의 매서운 바람을 맞아가며 우편물 배달에 여념이 없는 집배원 유창훈씨의 얼굴이 무척 밝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오전 6시 30분. 서대구우체국 집배원 유창훈(38)씨는 매일 남보다 1시간 먼저 출근한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무료급식소 봉사를 하는 유씨는 평리4동의 '이웃 참사랑의 집' 무료급식소에서 어르신들께 급식봉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연말연시라 연하장과 각종 안내장, 연말 정산용 서류, 택배 등으로 평소보다 30% 이상 업무가 늘어나 집배원들의 하루가 더 바쁘다. 집배실 유씨의 자리에도 우편물이 쌓여 있다. 주소별 분리작업 후, 오토바이에 우편물을 잔뜩 실은 그는 칼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전 배달을 시작한다. 분주했던 오전 배달이 끝난 후 그가 향하는 곳은 무료 급식소. 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운영하는 급식소에는 점심시간이 되면 많은 어르신들이 줄을 잇는다. 이곳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급식을 도운 지 4년째. 급식 봉사를 마친 유씨는 또 서둘러 오후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에 오른다.

"동네 어르신들이 부모님 같아요. 작지만 제 도움이 그분들께 힘이 된다면 즐거운 일이지요." 유씨는 틈틈이 달성공원 앞 무료급식 봉사에도 참여한다. 배달지역 내에 있는 평광경로당에 들러 어르신들에게 과일과 빵, 다과 등을 챙겨 드리는 것도 일상의 즐거움이 됐다. 이런 선행이 알려져 유씨는 지난해 3월 서구청장 표창과 8월 대구시장 선행봉사상을 수상했다. 이상노(46) 서대구 우체국 물류과장은 "유씨는 동료애도 깊고 사내에서 매달 실시하는 영락양로원 청소와 목욕봉사 등에도 솔선수범하는 성실한 직원이다"며 칭찬했다. 유씨의 선행은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의 칭찬게시판을 통해 동료들에게 뒤늦게 알려졌다.

집배원 경력 20년째인 유씨는 부인과 슬하에 2남1녀를 둔 가장이다. 그는 "집배원들의 내·외근 업무가 하루 13시간 이상이라 힘들지만 고맙다며 챙겨주시고 기다려 주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고맙고 보람도 큽니다. 집배원이 천직인 것 같아요"라고 했다. 유씨는 앞으로 자신이 만든 봉사단체나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글·사진 최영화시민기자 chyoha618@hanmail.net

도움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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