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 새해 소망Ⅱ

두둥실 떠오른 풍선처럼 새희망이 날아올랐으면…

생활의 발견, 작은 감동 등 살아가면서 겪은 경험이나 모임, 행사, 자랑할 일, 주위의 아름다운 이야기, 그리고 사랑을 고백할 일이 있으시면 원고지 3~5매 정도의 분량으로 사진과 함께 보내주십시오.

글을 보내주신 분 중 한 분을 뽑아 패션 아울렛 올브랜 10만원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많은 사연 부탁드립니다.

보내실 곳=매일신문 문화체육부 살아가는 이야기 담당자 앞, 또는 weekend@msnet.co.kr

지난주 당첨자=오인숙(대구 수성구 만촌1동)

다음 주 글감은 '눈'(雪)입니다.

♥ 회사 경영 좀 나아졌으면

경인년 새해를 맞아 희망찬 가슴을 안고 가족들이 해돋이 나들이를 했지만, 정작 난 회사 사정 때문에 발을 옮기지 못했다. 지역에서 역사를 자랑하는 웨딩회사인데 예식 감소, 경영 부족, 경기 침체로 우후죽순 생겨나는 타 회사 등과의 경쟁 속에서 CEO가 교체될 상황까지 오게 되었기 때문이다.

처음 회사와 인연을 맺었을 때 나의 노력이 CEO의 믿음에 힘입어 나를 성장케 했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터전이 되었는데 이제 말기 암 환자처럼 의사의 처방을 기다리는 환자의 심정으로 근무하고 있다. 어느 분이 사주가 되든 새해엔 회사 옷에 맞는 경영주를 만나 동분서주하고 있는 동료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마음껏 일하며 웃으면서 한솥밥을 먹을 수 있으면 하는 소망이다.

그래서 난 지금도 회사의 불을 밝혀줄 내 주위의 고객들을 한 알의 밀알로 알고, 진심을 다해 영화 '아바타'의 홈트리처럼 소멸되지 않고 명실상부한 그때 그 회사로 도약하는 데 힘이 되었으면 한다.

윤영주(대구 달성군 논공읍)

♥ 해맞이서 빌어보는 내 소원들

새해 첫 해맞이를 위해 천을산으로 향했다. 어두움이 깔린 미명의 길에 인파의 행렬이 거북이 걸음을 걷고 있었다. 산 밑에 이르니 북소리가 울린다. 북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뛴다. 인파의 행렬에 밀고 밀리면서 산을 오르는 동안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간다. 올해는 시로 등단도 꼭 해야겠고, 서예 작품도 전시회에 출품하여야 하며, 수필로 내 책을 한 권 내야 하겠기에 해맞이를 위해 오르는 산행이 기쁨이며 설렘이다. 이날 나는 군중 속에서 새해 첫날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새해의 소망과 결심을 구체적으로 다졌다.

갑자기 여러 사람들이 함께 "해다"하고 술렁인다. 산인 듯 구름인 듯 먼 동쪽 하늘에 빨간 점 하나가 들어온다. 빈 공간에 살아 움직이는 불빛이 순식간에 차오르면서, 산이 둥근 불덩어리 한 알을 툭 토한다. 숭고한 해, 사람들은 환호하고, 방송사 사람들이 북을 울림과 동시에 수만개의 풍선이 일제히 하늘로 날아올랐다. 모두 한순간에 일어난 감동이었다. 사람들은 태양 앞에 조용히 고개 숙여 절을 올리며 각자 소망을 빈다. 나도 "나의 소망을 이루게 하소서"하고 간절하게 빌며 절을 올리고, 고개 숙여 최선을 다할 것을 맹세했다. 소원을 빌고 나니 소망이 이루어질 듯 마음이 흐뭇하다.

나와 거기 있었던 모든 분들과 전국의 새해맞이 나온 수많은 사람들 개개인의 가슴속에 해맞이하며 빈 소원이 자라 한 해 동안 꽃피고 열매 맺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이재영(대구 수성구 범어4동)

♥ 내동생,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지혜야, 2010년에는 더욱더 건강하고 씩씩하게만 지내다오."

내 사촌 동생 지혜는 아담한 키, 통통한 몸, 귀여운 얼굴, 밝고 착한 마음씨를 가진 19세 소녀입니다. 목소리는 꾀꼬리를 연상케 할 정도로 뛰어나고, 학교에서도 합창 경연대회에서 모든 상들을 휩쓸 정도였습니다.

18세가 되던 해,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머리가 아프다는 말을 자주 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진통제를 복용했고, 공부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생각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하루는 여느 때와 다르게 머리를 쥐어짜듯 감싸고는 울음까지 터트려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모든 검사가 끝난 결과는 종양을 동반한 뇌출혈이었습니다. 선택의 여지없이 바로 수술로 이어졌고, 안구와 연결되는 혈관이 터져, 결국 시력을 잃게 되었습니다.

몇 개월은 말을 하지도 마음의 문을 열지도 않았습니다. 형편까지 여의치 않은 삼촌 내외는 밤낮으로 일을 하시며 모두가 지옥 같은 불덩이 속에서 살아야만 했습니다. 1년이 지나고 서서히 지혜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앞은 보이지 않지만, 자신보다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모든 걸 다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시각장애인학교를 다니며 점자 공부도 열심히 하고 무엇보다 음악공부에 더 매달렸습니다. 지켜보는 우리는 너무 대견스럽고, 훌훌 털어버리고 일어선 지혜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강민정(대구 남구 봉덕3동)

♥ 미안한 내딸 원하는 대학 입학을

2010년 새해 아침 칠포 바닷가에서 딸아이를 위해 기도를 했다. 태양이 찬란하게 떠오르면서 딸아이를 환히 비추어 주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차 순간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불경기 때문에 아빠가 직장이 없어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학원도 한 번 못 보내고 용돈도 넉넉히 주지도 못했다.

사춘기를 보내면서 사고 싶은 것도 많고 할 것도 많았을 텐데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불평불만 없이 잘 견뎌주어 항상 고맙다. 아빠가 돈 많이 벌면 다 해결해 줄게 하고 약속하면서 차일피일 미룬 것이 어느덧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구나. 어릴 적부터 유난히 키가 작아서 속상했는데 이제 3학년이 되면 체력전이다. 잘 이겨내 주어야 할 텐데 걱정이다.

대구 건설업계의 경기가 빨리 회복되어 일자리가 많이 생겨야 딸아이 뒷바라지를 해 줄 텐데…. 새해가 밝았지만 마음은 무겁다. 정민아, 올 한 해 열심히 해서 가고 싶은 대학에 갔으면 좋겠다. 정민이 수능 대박 나길 빌면서…. 아자! 아자! 파이팅!!

이명숙(대구 북구 산격4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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