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행]경북을 걷다-그림이야기

울진 왕피천 생태탐방로는 눈길 돌리는 곳마다 비경이 펼쳐진다. 작가 손만식이 그려낸 학소대는 그 중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서산으로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는 겨울 해는 학소대 뒤편으로 한줄기 햇살을 쏟아낸다. 그 속에 잎을 떨군 참나무와 아직 푸른 소나무가 묘한 대비를 이루며 색채의 향연을 뽐낸다. 산그늘에 가린 학소대 계곡은 꽁꽁 얼어붙었다. 곳곳에 남은 잔설과 얼어붙은 물줄기는 뒤편의 햇살 내린 산허리와는 달리 차갑기 그지없다. 손만식 작가는 "워낙에 아름다운 곳이 많아서 어디를 그려야 할지 상당히 고민했다"며 "왕피천 계곡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고, 계절적인 멋이 가장 두드러지게 묻어나는 곳이 바로 학소대였다"고 말했다. 두터운 바위의 질감은 작가의 내공을 짐작하게 한다. 오른편 솔숲 사이에 난 길은 작가적 상상력의 소산이다. 사실 소나무 그늘에 가려 그처럼 길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작가는 계곡을 끼고 도는 모롱이길의 재미를 전하기 위해 그림 속에 살짝 과장을 보태 그려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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