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위험을 안은 '정체불명'의 초대형 라이터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안전성 검사를 제대로 받지 않은 제품이나 중국산이 불법으로 나돌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2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한 가게. 어른 손바닥보다 큰 대형 라이터가 고리 판매대에 주렁주렁 걸려있다. 길이 16.5cm에 폭 4.5cm. 일반 라이터 2배 크기다. 불을 켜는 순간 불꽃이 15cm정도 치솟는다. 검사필증이 붙은 것도 있지만 없는 제품도 태반이다. 아예 중국어로 적힌 것도 있다.
일명 '왕 라이터, 간지 라이터'라 불리는 대형 라이터는 보통 일회용 라이터보다 가스 용량이 5배나 많다. 압도적 크기 때문에 유흥업소 판촉, 업소 개업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상점 주인은 "주로 젊은층들이 고객이고 개업집에서도 홍보용으로 곧잘 찾는다"며 "대형 라이터를 취급하는 전용 뽑기 게임기도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안전 검사를 거치지 않은 라이터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는 데 있다. 일회용 라이터는 불꽃 조절기능, 온도시험, 기능검사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왕 라이터의 경우 이를 무시한 것이 대부분이다. 검사필증이 붙은 라이터도 중국산 가짜가 많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실제 국내에서 연간 소비되고 있는 약 1억7천만개의 일반 일회용 라이터 중 절반 이상(9천만개)이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수입되는 불량 라이터다.
학부모들도 노심초사다. 초대형 라이터가 학교 앞 크레인 뽑기 게임기 등으로 버젓이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학부모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뽑기 게임으로 뽑았다며 가져온 라이터의 크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한눈에 봐도 위험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소방본부 위험물안전관리팀 담당자는 "초대형 라이터의 경우 정확한 데이터가 없어 폭발 시 피해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위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름철 차량 내부에 둘 경우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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