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영천시의회 '멋대로 예산'

예산 절감을 명목으로 올해 각종 행사 보조금을 대폭 삭감한 영천시의회 의원들이 국내외 연수, 의회청사 건립 등에 혈세를 낭비, 시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영천시의원 11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14명은 25일부터 27일까지 2박3일간 '임기 말 생산적인 의회운영과 선진의정 구현'을 목적으로 제주도 연수를 다녀왔다.

연수내용은 의정활동 평가, 지방선거 실무 특강 등으로 구성됐지만 상당수 시민들은 인근 경주에도 호텔이 많은데 굳이 제주도까지 가서 경비를 낭비할 필요가 있느냐고 따졌다.

또 영천시의원 11명과 공무원 7명은 3개월 전인 지난해 10월엔 말 관련 시설을 둘러본다며 3박5일간 몽골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연수일정 3일 대부분이 몽골의 국립공원, 말 사육장, 자연사박물관 방문 등으로 짜여져 사실상 외유를 한 셈이다. 당시 시의원들은 경마장 유치와 관련 견학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경마공원은 과천, 김해, 제주 등 국내에 있다.

영천시의원들이 증액을 요구해 편성한 의회청사 건립 예산 10억원도 도마위에 올랐다. 시의원들의 내세우는 청사 건립 이유는 시의회가 시청사 뒤편에 위치해 있어 위상이 제대로 서지 않는다는 것.

현재 영천시의회청사 공간은 의회 운영에 전혀 지장이 없으며 행정구역 개편이 이뤄지면 수십억원을 들여 새로 짓게 될 의회건물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된다.

시의회는 청사 건립 예산 마련을 위해 영천의 도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관련된 문화·관광분야, 주민생활 편익사업, 영어캠프 운영 등의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영천의 자동차부품업체와 생명공학업체 2곳이 세종시에 산업용지 분양을 신청했다. 지역발전을 위해 좀더 고민하는 시의원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민병곤기자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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