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학'이란 단어는 발음과 뜻이 어려워 일반인들은 무엇을 하는 학문인지 잘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방 전후 독일 의학계를 표방해서인지 아무 관련성이 없는 외과계의 비뇨기과와 내과계의 피부과를 함께 묶어 피부비뇨기과학으로 취급했다. 그러다가 1970년대 초 미국 의학계를 본 따 피부과와 비뇨기과로 각각 분리'독립했다.
하지만 오늘날 비뇨기과학에서도 비뇨기계인 신장과 요관, 방광, 요도 등 소변관련 장기의 외과적 질환과 남성생식기계인 고환과 부고환, 정관, 정낭, 전립선 등을 동시에 다루고 있기 때문에 엄밀하게는 비뇨생식기과학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남성생식기과학인 남성과학은 최근 의학분야의 발전에 따라 점차 세분화되고 있기 때문에 구태여 비뇨기과학에 꼭 묶어둘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아직도 세계적으로 남성과학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들은 비뇨기과 의사가 대부분이어서 여전히 겸임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부인과나 여성의학처럼 여성학은 독립적인 전문 과목으로 오래전부터 분류하고 있지만, 이것도 엄밀히 따지면 출산과 여성 생식기 질환에 국한된 것이라서 여성의 전체를 다루는 것은 아니다.
남성과학의 역사적 배경을 보면 임신과 불임증의 문제를 다루면서 처음으로 논의됐으며 유럽 등지에서 성병학과 피부과학, 정액학, 섹스학 등으로 취급되어 왔다.
그러나 남성과학에 크게 공헌한 사람은 의사가 아닌 17세기에 현미경을 발면한 레벤훅이다. 그는 정자를 현미경으로 발견, 정자가 생식에 필요한 것이고 인류에게 생명을 부여하는 세포임을 증명하였다. 이로써 남성과학의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과거 남성과학은 불임증과 피임법, 성기능장애에 관한 문제만을 다루는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남성생식기를 해부학적, 병리생리학적, 생화학적, 면역학적, 정신학적 등으로 다룰 수 있는 학문이란 점에서 의과학 교육에서 크게 주목을 받아야 할 학문인 것이다.
사실 남성과학의 최대 관심사는 생식의학과 성의학이다. 최근에는 고령화 현상으로 노인 남성이 늘어나면서 배뇨 및 성기능 장애, 당뇨 고혈압 같은 대사성증후군에 따른 각종 질환들이 모두 남성과학과 연결된다. 결론적으로 인간수명의 연장과 경제 문화의 발달로 남성과학은 더욱 필요해지는 의학분야이다.
박 철 희(계명대 동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주진우, 김민석 해명 하나하나 반박…"돈에 결벽? 피식 웃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