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음식이야기]필수 먹을거리로 떠오른 유기농 식품

포장지에 '녹색'등 인증 표시…화학비료.농약 오염 부담 덜어

중국산 불량 식품, 농약이 과다함유된 농수산물, GMO(유전자 변형) 식품 논란 등 지나치게 풍부해진 식품은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까지 높이고 있다. '우리 아이가 먹을 건데, 좀더 안전한 먹을거리는 없을까' 하는 주부들의 걱정과 고민은 커지고 있다. 그래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식품이다.

▶못생겨도 유기농이면=벌레가 먹고 삐뚤삐뚤한 모양에 색깔도 선명치 않지만 '유기농'이라는 단어에 소비자들은 손이 향한다. 바로 옆에 놓인 싱싱하고 윤기가 나는 식품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도 소비자는 기꺼이 지갑을 연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식품이 농약과 화학 비료, 유전자 변형 식품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유기농(organic farming)은 화학비료나 농약을 전혀 또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채소나 과일을 기르는 농법이다. 거름을 주고 호미나 낫으로 과일이나 채소 주변의 풀을 베고 뽑았던 예전과 달리 대량생산 체제하의 현대식 농업은 화학성분으로 만들어진 비료와 제초제를 뿌리며 시간과 비용 등 편리함과 효율성을 따르고 있다.

덕분에 과일과 채소는 자연상태보다 더 빠르고 튼튼하게 자랐다. 색깔과 상태도 좋아 겉으로 봐서는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상품이 됐지만 재배과정에서 뿌린 화학비료와 농약이 모두 씻겨 내려가지 않고 남게 돼 건강을 해칠 우려를 낳았다. 더욱이 이러한 농법은 화학성분이 토양을 침범해 주변환경까지 급속도로 오염시켜 토양과 자연의 자생력을 잃게 했다. 유기농은 화학성분으로 길러내던 우리의 먹을거리를 최대한 자연 상태에서 재배하자는 친환경 움직임과도 일맥상통한다.

▶효율적 섭취방법=유기농 식품은 경제적 여유를 가진 사람들의 '선택적' 먹을거리에서 점차 모든 사람들이 찾는 '필수적' 먹을거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몸에 해로운 농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자연상태 그대로의 영양소를 섭취해 영양학적으로도 뛰어나다는 믿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음식재료를 유기농으로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유기농식품은 그렇지 않은 식품보다 적게는 20~30%에서 많게는 2배 이상 비싸다. 식탁을 모두 유기농으로 채우려면 먹을거리 비용으로 허리가 휠지도 모른다. 꼭 유기농을 먹어야 한다면 어떤 식품을 먹을 것인가. 미국 비영리 환경단체 EWG는 이러한 주부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같은 양의 농약을 사용해 과일과 채소를 재배했을 때 잔류농약량을 측정해 힌트를 주고 있다. 실험에 따르면 껍질이 얇고 조직이 물러 병충해에 약한 과일과 채소는 농약 오염이 심했고, 껍질이 두껍고 조직이 단단하거나 품종 자체가 병충해에 강한 과채류는 농약검출이 적었다. 우리의 실정과는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농약 오염도가 가장 심한 과채류는 복숭아로 꼽혔고 사과, 피망, 딸기, 배, 시금치, 감자, 당근, 고추, 오이 등이 뒤를 이었다. 수박, 블루베리, 배추, 바나나, 키위, 파인애플, 옥수수 등은 농약 오염이 적은 편으로 나타났다.

시중에 유통되는 식품들도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잔류 농약 허용 기준 내'에 있는 상품들이므로 너무 과민하게 반응할 것까진 없다. 유기농 식품은 친환경식품에 속해 있는 한 분류로 일정 기간(3년 이상) 동안 유기농법으로 농작물을 재배해야 인정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이 쉽지 않은 탓에 소비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친환경 농산물 포장지에 지정된 색깔의 인증표시를 넣었다. 녹색은 유기농, 연두색은 전환기 유기농, 하늘색은 무농약 유기농, 주황색은 저농약 유기농 등이다. 이런 표시를 잘 살펴 식품을 선택하고 구입하면 안전한 농산물을 믿고 섭취할 수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도움말=김미옥 대구보건대 건강다이어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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