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FC 이영진 감독, "우리 선수, 다 나와"

터키 전지훈련 중 헝가리팀 거친 플레이에 항의

"거친 플레이로 우리 선수 다치게 하고 교체해서 나온 선수가 또 거칠게 나오고… 이건 아닙니다."

이영진 대구FC 감독은 터프(?)했다. 28일 오후 터키 안탈랴에서 전지 훈련 중인 프로축구 대구FC는 헝가리 21세 대표팀과의 친선 연습 경기 도중 후반전이 진행 중일 때 경기를 중단했다. 헝가리 대표팀의 거친 플레이에 선수 부상이 우려되고 친선 경기로서의 의미를 잃어버렸다는 게 이유다. 이 감독의 항의가 거세지자 총까지 든 군인들이 급파돼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래도 이 감독의 '터프함'은 멈추지 않았고 결국 경기 포기로 이어졌다. 헝가리 선수들의 백태클 등 위험한 플레이가 이어지자 선수들을 다 불러들였고, 후반 초반 0대0인 상황에서 경기를 중단시켰다. 평소 선수들에게 친형님 같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상황은 이랬다. 경기 시작부터 헝가리 대표팀은 백태클은 물론 공을 차는 순간 발을 갖다대는 등 친선 경기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거칠었다. 이 때문에 대구FC 선수들이 자주 쓰러지고 다치는 상황이 발생했고 그러던 중 경고 누적으로 헝가리 선수가 레드카드를 받았다. 상대팀은 친선 경기임을 내세워 교체 선수를 준비했고 심판도 이를 허용했다. 그러나 이영진 감독은 목청을 높여 계속 '노 체인지(NO CHANGE)를 외치며 상대팀 선수 교체에 강력 반대했다. 상대팀 코치진과 심판은 이해할 수 없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선수 교체를 강행하려 했고 이 감독은 상대 진영에까지 가서 거세게 항의, 분위기가 험악해지면서 충돌 직전의 위기 상황도 벌어졌다. 상대팀의 플레이가 이미 친선 경기가 아닌 상황인데 친선 경기임을 내세워 퇴장 선수 대신 다른 선수를 교체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것. 이 감독은 결국 교체를 허락했고 경기를 속개했지만 상대팀의 거친 플레이가 여전하자 결국 선수들을 그라운드 밖으로 불러 모두 선수단 버스에 태워 버렸다.

이영진 감독은 "경기를 하다 보면 거친 경우도 있다. 이런 경기를 통해 어린 선수들은 많이 배우고 발전한다. 이날 경기의 경우 상대편의 플레이에 불만도 있었지만 적극적이지 못한 우리 선수들에게 더 화가 났다. 선수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부상 방지를 위해 경기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터키 안탈랴에서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