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캐나다 밴쿠버 동계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남녀 동반 우승을 차지했다. 어제 모태범이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오늘 오전에는 이상화가 여자 500m에서 세계기록 보유자인 독일의 예니 볼프를 0.04초 차로 이기고 우승했다. 1948년 스위스 생모리츠 대회 참가 이후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는 62년 만에 나온 금메달이다.
한국은 그동안 쇼트 트랙에서는 강세를 보였으나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1992년 알베르빌에서 김윤만이 1,000m에서 은메달을 땄고, 2006년 토리노에서는 이강석이 500m에서 동메달을 딴 것이 전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쇼트 트랙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환한 이승훈이 5,0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면서 예감을 좋게 했다. 이어 모태범과 이상화가 이틀에 걸쳐 금메달을 따면서 쇼트 트랙 강국이라는 이름을 모든 빙상 종목 강국으로 바꾸어 놓았다.
스피드 스케이팅 500m 종목은 육상의 100m와 맞먹을 정도로 빙상 경기의 꽃이다. 불과 30초 대에서 레이스가 끝날 뿐 아니라 메달의 색깔도 불과 0.05초 이내에서 결정된다. 스피드와 체력을 모두 갖춰야 해 상대적으로 체격이 작은 동양권 선수에게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다. 처음 채택된 1924년 프랑스 샤모니 대회 이후 남자 500m는 미국과 유럽 선수들의 독무대였고, 동양인으로서는 1998년 일본 나가노 대회에서 일본의 시미츠 히로야스가 금메달을 딴 것이 처음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하계 올림픽에서의 성과로 스포츠 강국에 올라섰다. 이어 동계 올림픽의 쇼트 트랙을 넘어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림으로써 어느 나라도 무시할 수 없는 스포츠 강국이 됐다. 앞으로 스피드 스케이팅은 물론, 전통 금밭인 쇼트 트랙이 남아 있다. 또 어느 때보다 금메달 가능성이 큰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도 기다리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스키를 제외한 주요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게 된다. 우리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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