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부방] '잘 꾸민 공부방' 소문난 집

곳곳에 화이트보드 이해력·암기력 키워

대구남중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이원수(49'서구 내당동 광장타운) 교사의 집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 교사가 두 딸을 위해 꾸며준 공부방을 구경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많이 찾기 때문이다.

22년째 교직에 몸담고 있는 이 교사는 집중력이 부족해서 수학을 못하는 학생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공부방꾸미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대학원에서 상담심리를 전공, 1급전문상담교사 자격증까지 갖고 있는 이 교사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공부방꾸미기 상담을 해 오다 지난 2000년 큰 딸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직접 공부방을 꾸미게 됐다.

이 교사의 공부방꾸미기는 공부환경을 입체적으로 조성해 생각의 폭을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두 딸이 사용하고 있는 공부방은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일 만큼 소박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배치가 철저하게 계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공부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모두 없애 군더더기가 없으며 다양하게 공부를 즐길 수 있는 환경으로 조성돼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창문을 바라보며 개인책상 2개가 나란히 붙어 있다. 개인책상은 집중력을 높일 수 있도록 칸막이가 되어 있으며 눈의 피로를 막기 위해 간접조명이 사용됐다. 개인책상 옆에는 대형 책상이 놓여 있다. 그 위에는 컴퓨터와 화이트보드가 자리 잡고 있다. 화이트보드는 방문쪽 벽에도 하나 걸려 있다. 대형 책상 뒤에는 책장이 설치돼 있다. 수납공간을 따로 두어 책장이 어질러지는 것을 최대한 방지했으며 공부방과 침실을 분리해 공부방에서는 공부만 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책상에서 공부하다 의자만 돌리면 바로 대형 책상이다. 대형 책상에서는 컴퓨터를 통해 EBS 강좌를 수강할 수 있다. 또 강의 내용을 화이트보드에 적어가며 공부할 수 있다. 수학의 경우 칠판처럼 설치된 벽걸이 화이트보드에 각종 수식과 도형을 그려가며 학습할 수 있다. 공부방은 과목에 따라 맞춤식 공부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조금씩 공부환경도 바꿀 수 있어 집중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하고 있다.

이 교사가 꾸미는 공부방의 핵심 요소는 화이트보드다. 화이트보드는 공부방 뿐 아니라 두 딸이 잠을 자는 방에도 설치돼 있다. 심지어 이 교사의 침실에도 화이트보드가 걸려 있다. 이 교사는 "1차원(평면)보다 3차원(공간)을 활용하는 공부가 생각의 힘을 높이기 때문에 이해력과 암기력 모두 높아집니다"고 설명했다. 자녀들이 집 어디서든 3차원적인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존재가 화이트보드다.

덕분에 고등학교와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두 딸의 성적은 상위권이다. 과외 한번 받지 않고 이룬 성과여서 주변에서 어떻게 공부하는지 궁금해 할 정도다. 공부방을 꾸민 뒤 지난 10년 동안 이 교사의 집을 다녀간 학부모와 학생들은 부지기수다. 입소문이 나면서 교육 1번지라는 수성구에서도 많은 학부모들이 다녀갔다. 한꺼번에 16명의 학부모들이 방문한 적도 있으며 제자가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찾아온 경우도 있었다.

이 교사는 "공부방꾸미기는 가볍게 생각할 일이 아닙니다. 자녀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건전한 사회인을 길러내는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배울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방문을 환영합니다"고 말했다. 신학기를 앞두고 공부방 꾸밀 계획이 있는 학부모들은 이 교사의 집을 방문하면 좋을 듯하다. 공부방꾸미기뿐 아니라 자녀의 교육'심리 상담까지 덤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의 011-827-5927.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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