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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일어나 묵 끓였죠" 예천청포집 양종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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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가 청포묵을 직접 만들면서 시어머님의 고마움을 이제야 알 것 같아요,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셨지요."

예천 청포집 주인 양종례씨는 청포묵을 만들어 전국에 명성을 떨쳤던 '청포장수' 시어머니를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욕쟁이로도 소문난 양씨의 시어머니는 처음 청포묵판을 이고 읍내 곳곳을 다니며 청포장사를 했다. 1990년 초 읍내에 청포정식과 탕평채를 주메뉴로 전문식당을 열면서 소문이 전국으로 퍼져 지금까지 손님이 줄을 잇게 됐다. 마치 청자를 빚어내듯 양씨가 만드는 청포의 은은한 비취 빛깔은 시어머니에게 전수받은 조리기술로 아무도 흉내 내지 못한다.

"청포를 제대로 만들지 못해 시어머니께 만날 혼이 났어요. 아무 말도 못했지요."

물 조절을 잘못하면 청포가 늘어지거나 투박하게 된다. 그럴 때면 시어머니 욕이 마구 터져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시어머니 생전에 욕을 재미있고 구수하게 들어줄 정도로 양씨는 효부다. 괄괄한 성격의 시어머니한테 청포묵을 배운 만큼 손맛을 제대로 이어받았다는 평이지만 아직도 청포묵을 쑬 때마다 조마조마하다고 한다. 기계맷돌로 녹두를 가는 것 빼고는 모두 손으로 해야 하니 너무도 힘들다고 했다. 특히 주걱질은 손바닥 곳곳에 굳은살이 박일 정도다. 하지만 어렵고 힘들어도 시어머니가 물려준 가업이고 서울 대구 등 전국에서 손님이 끊임없이 찾아오니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맛 비결은 정성인 것 같아요." 맏아들(28)이 장가가면 며느리에게 물려주겠다고 하는 양씨는 남편과 동갑내기로 충남 부여에서 21세에 시집와 이제 예천사람이 다 됐다. 054)652-0264.

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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