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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동의 전시 찍어보기] 임동훈·이경원 개인전(봉산문화회관/~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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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한 이미지들과 진실한 진술들

▲이경원작
▲이경원작 '지워진 기억들'.

비평의 기능은 풍부한 예술성과 빈약한 예술성을 제대로 알아보고 적절한 평가를 내리는 일이라고도 생각된다. 그런 안목이 있어야 묻혀있는 좋은 예술을 가려내 그 진가를 드러내는 역할을 할 수가 있다. 그러나 그 판단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지 항상 문제가 된다. 오해로 인해 미숙한 공상과 서툰 솜씨로 작품을 의심했을 경우 비평은 차라리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려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지만,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비평은 선입견으로부터, 예술은 진부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애쓴다. 서로 진술의 진실성을 가지고 비평은 정확한 언어를, 작가는 참신한 표현을 찾기 위해 고투한다.

지금 봉산문화회관에서, 우연히 동시에 시작해 같이 끝나는 전시가 있어 함께 소개한다. 두 전시 모두 마음에 담은 개인의 이야기들을 비의태적인 추상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 있는데 그 형식이나 방법은 매우 판이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어서 흥미롭다.

우선 다양한 회화적 표현을 경험해온 임동훈 작가는 장기간 유학 생활과 귀국 후의 시간들을 보내며 정리하고 심화시켜왔던 문제의식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어서 관심을 끈다. 그는 소재나 재료에 대한 실험을 바탕으로 각종 현상적인 사건의 배후에 감춰져 있는 근본에 접근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주는데 자극적인 화려함이나 감각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사물이나 사상의 근원에 내장된 구조나 성질을 추상한다. 물질의 진실한 모습에 접근해보려고 하는 의도는 곧 곡물이나 씨앗을 작품의 소재로 사용하거나 식물의 즙을 추출해 사용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것을 이미지로 제작하는 다음 단계에 가서도 그는 매우 절제된 표현을 통해 추상성이 높은 패턴을 추구하는데, 특이한 점은 제작의 전 과정을 통해 재료가 적용될 때 일으키는 반응을 관찰하고 변화하는 성질을 소금의 첨가를 통해 조절하는 점이다.

또 이경원 작가는 바로 현실의 생활인들이 겪는 것과 동일한 고민을 작품의 모티프로 해서 어떻게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지 심리학적인 동기를 숨기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 그는 내면의 불안과 동요를 선적인 요소로 풀어내는 추상작품을 시도해 결과는 화려한 색채의 울림과 약동하는 생명감이 충만해 보이는 회화적 표현에 이른다.

미술은 음악처럼 그렇게 즉석에서 감흥이 오진 않지만 다른 것으로는 대신할 수 없는 특유의 감동으로 우리 삶에 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결코 쾌적하고 쉽게 다가오는 형태를 취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분명하다. 작가들의 치열한 고투의 결과가 이렇게 편안하고 조화를 갖춘 모습으로 비치는 것도 예술 작품의 신기한 역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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