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격전지, 현장 속으로] <3> 울진군

김용수 "울진 발전 마무리" 임광원 "이젠 바꾸시더"

주호영 특임장관과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의원의 고향인 울진군. 정치적 기질이 강한 곳으로 정평이 난 경북의 최북단을 찾았다.

4일 오전 울진경찰서를 지나 군청 방향으로 몇백m 올라가니 월변다리 앞에 임광원(61) 예비후보 사무실이 나타났다. 임 예비후보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김용수(72) 울진군수에게 대항하고 있다. '이젠 바꾸시더'라고 적힌 거대한 현수막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다. '울진이 공천한 군민 단일후보'라는 글귀가 눈에 박혔다.

임 후보는 한나라당 공천에 항의하는 뜻으로 짧게 깎은 머리에 검게 그을려 있었다. 캠프에서 만난 장상식 사무국장은 "강석호 의원에 대한 지역민의 불신이 대단한 만큼 임 후보의 경쟁력이 앞서고 있다"고 자신했다. 한 주민은 "이곳 캠프에 있는 모두가 자원봉사자"라며 "이런 자발성이 어디서 나오겠느냐"고 기자에게 묻기도 했다.

임 후보는 제25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영덕부군수, 경북 농수산국장과 경제통상실장을 거친 행정전문가로 현재 울진자치발전연구소장이다. 2월 군수 후보로 거론되었던 강진철(전 부산일보 편집부장), 이화영(전 울진고 동문회장), 임원식(전 도의원)씨 등과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해 힘을 응집했다. 이들 세 후보는 현재 임 후보의 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다. 김 군수의 실정(失政)을 집중 부각시키는 한편 재선 군수에 대한 주민 피로감을 '세대교체'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임 후보는 "마지막까지 군민 한명 한명을 만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평해읍 거일1리 한 식품공장에서 김용수 군수를 만났다. 3선 도의원을 지낸 재선 군수다. 김 군수는 울진이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 당시 한나라당에 대한 총공세를 맨 앞에서 막아낸 곳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공천심사위로부터 당 공헌도에서 후한 점수를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3선 군수에 도전하는 김 군수의 슬로건도 '울진을 완성합니다'였다. 군정의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파란색 한나라당 점퍼를 차려 입은 김 군수는 공장 일꾼들과 악수를 건네며 표심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지난해 말 7번 국도를 완성한 일, 겉만 번지르르했던 울진공항을 비행훈련학교로 용도를 바꾼 일 등을 내세웠다.

그는 "나이가 많다, 3선 군수는 일을 제대로 안 한다는 터무니 없는 공세가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며 "군정을 이끄는데 건강상 문제는 전혀 없으며 정책을 펴는데도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이어 "여태 일을 흐지부지 한 적이 없고 부끄럼 없이 했다. 이번에 잘못하면 만회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유종의 미를 제대로 거두고 지역에 뼈를 묻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군수는 유권자를 만나는데 일분일초를 낭비할 수 없다며 구두끈을 고쳐 매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두 진영의 신경전은 대단했다. 임 후보가 낙천한 뒤 현수막 사진을 교체한 것을 두고 김 후보 측에서 '사진 짜깁기'라며 선관위에 고발하는 일도 있었다.

울진 이상원기자·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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