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녹향' 살리기 유명 음악인 한자리 모인다

내달 1일부터 7월말까지 클래식 감상실 녹향 서 행사

올해로 개관 65년을 맞이한 국내 최초의 클래식 음악 감상실, '녹향'(綠鄕)을 살리기 위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명 음악인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다음달 1일부터 7월 말까지 대구 중구 화전동 녹향 음악실에서는 첼리스트 정명화, 테너 엄정행, 피아니스트 강충모 등이 참여하는 '아티스트, 녹향으로 가다' 행사가 열린다. 세월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녹향과 녹향 대표 이창수(90)옹의 뜻을 기리기 위한 이번 행사는 지난해 11월 유명 지휘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마에스트로, 녹향으로 가다'에 이은 두 번째 헌정 무대다.

행사를 주최한 (사)대구그랜드심포니오케스트라 박향희 단장은 "대구의 소중한 근대문화유산인 녹향이 잊혀져 가는 상황이 안타까워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지역 문화예술계와 시민들이 이런 녹향을 지키는데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티스트, 녹향으로 가다'는 각 음악인들이 1일 강연자로 나서, 함께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거나 직접 연주를 들려 주면서 관객들과 호흡하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 무대에서만 보아오던 유명 연주자들과 그들의 음악, 삶에 대한 진솔한 얘기를 나눌 수도 있다. 매 강연은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해 90분가량 진행된다.

참가 연주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정트리오 멤버인 첼리스트 정명화를 비롯해 오페라 '처용'의 작곡가인 이영조 전 한국종합예술학교 음악원 교수, 테너 김남두, 하만택, 엄정행, 피아니스트 강충모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임주섭 영남대 작곡과 교수 등이 출연 요청을 수락했고 피아니스트 서혜경씨와 백혜선씨의 합류도 추진 중이다.

박 단장은 "이 분들을 섭외하는데 적잖은 노력을 들였지만 행사 취지를 듣고는 대부분 흔쾌히 승낙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이번 행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녹향에 대한 공공기관, 시민의 지원과 관심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1946년 현재 자리에 문을 연 녹향은 6·25전쟁 중 양주동, 이중섭, 유치환 등 당대 문인, 예술가들이 출입한 문화공간으로 유명하며 클래식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최근 시설 노후와 방문자 감소로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 강연 일정 문의 053)621-3301.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