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영원한 소재는 일과 사랑이다. 행복의 수많은 조건들을 분류하면 결국 일과 사랑으로 양분된다. 프로이트에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무엇을 잘해야 하느냐고 묻자, 그는 '사랑과 일'이라고 대답하였다. 톨스토이는 '사람이 일하는 법과 사랑하는 법을 안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하는 법과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법을 안다면, 참으로 잘 사는 것이다'라고 했다. 최근에 사랑은 모르겠고, 일하는 모습이 보기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다.
갑자기 노트북 윈도가 깨어져버린 것이다. 하드에 저장되어 있던 게 모두 날아갔다. 다행히 대부분은 외부 저장기에 저장해두었지만 저장해두지 않았을 경우를 생각하니 아찔했다. 전화번호부를 뒤져 컴퓨터 수리점에 전화했다. 전화로 몇 가지를 묻더니 점잖게 생긴 수리공이 와서 노트북을 가지고 갔다 그 다음 날 정확하게 약속한 시간에 수리한 노트북을 들고 왔다. 노트북을 펴서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었다. 전문가다운 자신감이 느껴지고 자신의 일을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았다.
"컴퓨터를 전공하셨나 봅니다."
"예."
"이 일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예,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전공을 살려 돈 버는 것이 힘이 든다고 하였다. 전공을 하지 않고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란다. 자신이 재미있는 일을 하는 대신에 가족들이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포기해야 하는 게 미안하다고 하였다. 그래도 그는 고친 노트북에 대하여 진지하고 즐겁게 설명을 해주고 조심할 것을 일러주었다.
컴퓨터를 꼭 사용해야 하지만 그것과 그리 친해지지 않는 나는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그의 대답의 요점은 컴퓨터를 사람 다루듯 하라는 것이었다. 전류는 컴퓨터를 노화시키니 쓰지 않을 때는 코드를 뽑고, 설명이 뜨면 읽을 필요가 없을지라도 자세히 읽어보는 자세가 필요하며, 아무 단추나 마구 누르지 말고 절차를 정확하게 따르고, 모르면 아이들에게라도 자주 물어보라고 하였다.
일을 마친 후 현관문을 나서면서 그가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였다.
"너무 겁내지도 말고 함부로 다루지도 않으면 됩니다."
무엇에 대한 전문가의 자격은 그것을 잘 아는 것과 더불어 그것을 사랑하는 마음일 것이다. 잘 아는 사람은 흔하지만 그것을 좋아하는 이를 만나는 것은 드물다. 좋아하고 잘하는 무엇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게, 갑자기, 거룩하게 보였다. 추 선 희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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