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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자 읽기] 퓨전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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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 지음/문학관북스 펴냄

#퓨전밥상/박하 지음/문학관북스 펴냄

수필은 글쓴이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과장도, 거짓도 개입하기 어려운 장르가 수필이다. 이 책의 저자는 100여편의 수필을 통해 과거라는 씨줄과 현재라는 날줄로 엮인 삶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책에서는 후처로 시집와 본부인과 남편에게 사랑을 듬뿍 받은 아랫집 할머니 이야기, 아스피린을 선물해준 동서 이야기, 팔공산 전원주택에 살고 있는 친구 이야기 등 작가 주변에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학교 건너편 곰보 아저씨의 구멍가게에 들르면 아저씨가 혓바닥에 눈깔사탕에서 떨어진 설탕을 조금 맛보게 해주었다. 용돈을 얻은 날은 의기양양하게 유리병 속의 콩사탕을 꺼내어 입안에 한 개 넣으면 볼치기 한 양 볼이 불거져 나왔지만 얼마나 행복했던지.' '엄마 어렸을 적에'에 나오는 대목으로 한 편의 동화처럼 잔잔한 이야기들이 전편에 흐른다. 농사를 지으면서 일어나는 일들도 눈에 띈다. 자두가 맛있게 익는 과수원에 대한 자부심도 은근히 드러난다. 글에서 드러나는 시골 인심도 훈훈하다.

저자는 자두 향기가 진동하는 7월에 음료수 대신 과일즙을 마신다고 한다. 밭에 지천으로 떨어져 있는 게 과일이기에 압력솥에 넣고 끓여서 고운 체에 거르면 천연과일즙이 된다고 한다. 저자의 수필들을 읽고 있노라니 벌써부터 자두 향기가 나는 듯하다. 368쪽, 1만2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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