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총알탄' '번개' 우사인 볼트(24·자메이카) 앞에 붙는 수식어다. 그는 베이징 올림픽 100m에서 9.69초로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이듬해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9.58초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대회 200m에서도 우승한 19.19초도 세계 신기록이다.
그가 15일 대구에 왔다. 그는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참가 선수 가운데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 호텔인터불고 스위트룸에서 묵으며 이동 시에는 3,500㏄급 승용차에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았다.
볼트는 아침 잠이 많았다. 오전 10시가 돼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또 잤다. 그 때문에 오전에는 거의 일정을 잡지 않았다. 대회전 개인적인 공식일정은 17일 오후 2시 팬미팅 단 한 차례뿐이었다. 팬미팅을 마치고는 쇼핑일정도 없이 곧바로 숙소로 돌아갔다.
선수들이 시간을 내 셔틀버스로 팔공산 투어에 나서는 동안에도 그는 안방을 지켰다. 그의 매니저는 "방에서 잠을 자거나 음악을 들으며 컨디션을 조절하는 습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난끼도 많았다. 틈만 나면 가벼운 몸짓으로 춤을 추거나 음악을 들으며 흥얼거렸다. 팬미팅의 바쁜 와중에도 아이폰을 만지작거렸다. 기자회견장에서는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가 재미난 듯 일부러 익살스런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하지만 훈련장의 볼트는 달랐다. 가벼운 몸풀기를 끝낸 볼트가 스퍼트 훈련을 위해 러닝셔츠를 벗어던졌다. 군더더기 없는 근육덩어리였다. 키 195㎝에 몸무게 93.9㎏의 거구임에도 날씬한 보디빌더처럼 보였다. 트랙을 질주하는 그의 모습은 검은 푸마를 연상케 했다. 눈매에는 카리스마가 넘쳤다.
그의 신발은 자신에 맞게 특수 제작됐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기록을 세운 것도 그의 후원사인 푸마에서 제작한'컴플리트 테시우스 ll' 황금신발 덕분이었다. 신발 무게는 204g. 탄소 스파이크는 탄력과 추진력을 극대화했다.
19일 오후 우사인 볼트는 올 시즌 첫 경기로 대구 스타디움 트랙 위에 선다. 출발 총성과 함께 볼트는 100m를 45걸음 이내로 달리는 동안 거의 호흡을 멈춘다. 9초 그리고… 그가 준비했다는'달구벌 세레모니'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사진·글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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