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 미각의 제국(황교익 지음/도서출판 따비 펴냄)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즈음, 이 방면의 고수들도 적지 않다. 강한 내공이 느껴지는 지은이가 음식과 먹을거리에 대한 단상과 정보들을 담아 내놓은 책이다. 좋은 식재료에 대한 안내, 음식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하는 조리법, 계절별 음식, 음식의 연원과 철학까지 음미할 수 있다.

현재 우리 음식 중에는 맛을 잃어버린 것이 많으며 옛맛을 되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콩나물 무침은 간단한 반찬이나 예전의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나지 않는다. 콩나물 생산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콩나물 위로 뿌려 빠진 물을 다시 붓는 종래의 재배 방식과 달리 요즘 콩나물은 공장에서 분사 형태로 매번 새로운 물을 뿌려 재배하는데 이것이 콩나물 맛을 잃어버리게 했다고 지적한다. 또 물메기탕의 물메기는 말린 후 요리해야 제대로 된 맛을 내는데 번거로워서인지 대부분 말리지 않고 요리하는데 잘못된 것이다.

조리법도 중요하다. 흔히 비빔밥에 고추장을 넣는데 나물 맛을 느끼려면 고추장을 적게 넣거나 넣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비빔밥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고기는 구이판보다는 숯불에 구워야 맛이 좋지만 숯양이 많아야 하며 숯 종류 중 백탄을 써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지은이는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먹을거리를 취재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체에 글도 쓰는 '음식 칼럼니스트'이다.

227쪽, 1만2천원.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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