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문화의 수도로 자처하는 안동의 대표 문화재 중 하나가 고택이다.
수백년 풍상을 견딘 문설주 하나하나에 깊숙이 녹아있는 조상들의 생활상을 맛깔나게 전해주는 안동 '고택 수석매니저' 김필숙(54)씨. 안동에서 태어나고 공부하고, 안동 사람과 결혼해 안동 문화를 세계만방에 알리는 일에 발 벗고 나선 토박이 주부 문화해설사이다.
"집안 자손들이 번창해 세계 각지에 친척들이 있는데 타향만리서 고향을 찾을 때 제가 문화재 안내를 겸해서 여러 가지 해설을 곁들여 주곤 했어요. 생활문화적 설명을 들으며 문화재를 보니까 다들 새롭게 느껴지나 봐요. 그렇게 시작한 문화재 해설인데 그 일이 이제 제 본업이 되어버렸네요."
주부 문화해설사에서 실력과 자격을 인정받아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한 기획과 교육, 콘텐츠 개발 등 문화재 전문가로 활동영역을 넓힌 김씨는 자신이 나고 자란 안동의 문화향기를 손님들에게 더 감칠맛 나게 대접하고 싶은 게 단 하나의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 역사, 문화재, 미술, 음악, 음식, 생활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함이 없이 두루 공부한 결과 그녀의 문화 투어는 역사적인 사실만을 설명하는 보통의 해설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 마디로 고품격 명품 해설, 알짜배기 해설, 풍류를 갖춘 해설, 뼈대 있는 박식한 해설로 유명하다.
"예전에 안동은 가장 뒤떨어진 촌동네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변화에서 꼴찌를 한 덕분에 문화유산의 보고로 자리매김하게 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안동의 문화유산 말고도 안동 사람만이 잘 아는 구석구석 아름다운 곳이 참 많아요. 그런 심화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어요."
그녀의 미소 머금은 명품해설에 안동 양반가 아낙의 품위가 묻어나는 듯하다.
자연과 사람, 문화가 조화된 삶을 살고 싶다는 전통 문화의 전령사 김필숙씨. 안동 문화를 탐구하듯 공부한다는 그녀 같은 사람이 있기에 안동의 문화유산이 사랑받는가 보다.
글·사진 이철순 시민기자 bubryun@hanmail.net
멘토: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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