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白色 가전, Black에 빠지다…혼수품 큰 인기

세탁기나 냉장고 등 생활가전은 흰색이 많아서 흔히 '백색가전'으로 불렸다. 그러나 이런 백색가전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검은색 계통의 '블랙 가전'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한 것이다.

◆블랙 가전이 새 트렌드

이달 말 결혼 예정인 이현진(34)씨는 최근 혼수로 가전제품을 준비하면서 냉장고, 전기압력밥솥, 커피 메이커, 오븐 등 주방 가전을 모두 검은색으로 준비했다. 그녀는 "신혼집에 사용하는 가전이 블랙이면 분위기가 어두우리라 생각되지만, 오히려 세련되고 우아한 느낌이 들어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블랙 가전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30대 주부인 정명화(대구 수성구 상동)씨는 좀 더 큰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됐는데, 신혼 때 샀던 냉장고를 새것으로 바꾸려고 백화점 가전 매장에 들렀다. 그녀는 "최근 나온 냉장고들이 다양한 색상과 꽃, 식물 등의 무늬를 새겨넣은 디자인의 제품들이 아주 예뻐 어떤 것을 선택해야 될지 고민했다"면서 "주방과 잘 어울리는 화려한 것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과거 흰색이나 베이지색 등 파스텔 색조 위주였던 백색가전 시장에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검은색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신혼부부들 사이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는 제품일수록 블랙으로 쏠린 경향이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블랙 컬러와 보석의 아름다움을 접목시킨 프리미엄 냉장고 '지펠 마시모주끼'를 선보였다. 지펠 마시모주끼는 흰색과 검은색 두 가지 모델이 출시됐으나 블랙 색상이 전체 판매량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LG 전자는 세계적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멘디니의 예술성을 접목한 멘디니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에어컨 등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맞불 작전을 펴고 있다. 멘디니 디자인은 '초자인쇄' 기법을 통해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느낌이 드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의 '디오스 블랙 광파 오븐'은 디스플레이와 도어가 하나로 돼 있어 단순한 느낌에 블랙 색상과, 깔끔한 모던플라워 문양의 조화로 주방 분위기를 살려준다. 모던플라워 문양은 꽃의 화가 하상림 작품의 V(만개)를 채택, 블랙 색상과 대비돼 더욱 화사하면서 고급스런 제품 이미지를 연출한다.

동아백화점 쇼핑점 생활가전 한성구 팀장은 "아직은 화이트 계열의 상품이 많이 판매되지만, 개성이 강한 젊은 주부들을 중심으로 백색가전보다는 집안의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는 블랙가전 등 화려한 디자인과 컬러의 가전제품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소형가전도 블랙 열풍

쿠쿠홈시스가 출시한 '샤이닝블랙'과 리홈의 '다이아몬드 밥솥'도 압력밥솥으로는 흔치 않은 검은색을 채택한 경우다. '샤이닝블랙'의 경우 블랙 컬러와 함께 LED 타입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멋스러움을 강조했다. '다이아몬드 밥솥'은 실버와 블랙컬러를 결합해 개성을 살렸다.

필립스전자가 선보인 '필립스 블랙퍼스트 라인'은 커피메이커와 토스터, 미니 주전자 등 3종의 가전에 통일성 있는 금속 소재의 블랙 컬러를 입혔다. 테팔의 '심플리 인벤트' 커피메이커 역시 블랙 컬러로 젊은 커피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동양매직의 블랙에디션 정수기는 흰색이 주류이던 정수기에 과감히 검은색을 도입한 제품으로, '에스프레소 머신 같은 정수기'를 콘셉트로 내세워 명품 이미지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일 브랜드인 밀레코리아는 스테인리스 스틸 프레임과 블랙 컬러 강화유리를 사용한 세련된 디자인의 빌트인 전자레인지를 출시하면서 '블랙 가전' 대열에 합류했다.

지멘스의 커피메이커는 지멘스 소형가전의 블랙시리즈 중 한 제품으로 기능만큼 색상 또한 고급스러움을 자랑한다. 벤타에서 출시되고 있는 가습공기청정기 '벤타에어워셔'도 대표적인 블랙 가전이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홍순민 가정팀장은 "가전제품도 고객의 욕구와 요구에 따라 색상과 디자인이 점차 바뀌고 있다"면서 "블랙컬러는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자아내며, 어두운 색상 덕분에 오랫동안 새 것 같은 외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백프라자점 가전담당 김경철 대리는 "최근 오래 두고 봐도 질리지 않고 밋밋한 공간에 효과를 더해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주방 인테리어 연출 효과가 있는 블랙 컬러나 스테인리스 소재의 가전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는 가전제품이 본래의 기능적 측면 외에도 생활인테리어로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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