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천안함 불신과 남남갈등에 박수 치는 북한

북한이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해 반박하는가 하면 온갖 수단을 동원해 대대적인 선전에 나서고 있다. 북한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는 28일 뜬금없이 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정부가 제시한 증거들이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평양 등지에서는 군중대회가 열리고, 북한 기관'기구들은 우리 사회단체 등에 공개편지를 보내 "천안함 사태는 보수우익집단의 모략광대극"이라고 선전하며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확실한 물증 앞에 꼼짝없이 몰린 상황이라 현재 북한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일 것이다. 하지만 반박이나 해명이랍시고 내놓은 것들이 전혀 이치에 닿지 않는 것들뿐이다.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 꼴이다. 그런데 북한이 반박한 내용들이 우리 사회 일각에서 만들어 낸 의혹과 음모론의 그것과 거의 같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바가 크다. 일부 언론과 정치권, 네티즌들이 그럴듯하게 지어낸 오폭설'좌초설 등이 거꾸로 우리 뒤통수를 후려치고 있는 것이다.

움직일 수 없는 물증 앞에서는 이런 설들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지 금방 드러나게 되어 있다. 그런데도 전직 통일부 장관까지 나서서 북한은 '호'를 쓰지 '번'을 쓰지 않는다며 끝까지 역성들고 있다. 윤덕용 민군 합동조사단 공동단장은 신문 인터뷰에서 조사 결과가 명확한데도 음모론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지식이 많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가 모른다는 걸 알아야 한다. 모르는 걸 안다고 착각하면 희망이 없다"고 했다.

이제라도 정치권은 국민 앞에 진실해야 한다. 정략적인 이유 때문에 무턱대고 북한을 감싼 결과가 어떤 것인지 이미 분명히 드러났다. 이런 값싼 동정과 명분 없는 동조가 거꾸로 선전극에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야당이 적어도 국민의 대변인이라고 자처하고 일부 시민사회단체가 국민의 단체라면 이제 분별심을 갖고 현실을 바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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