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병소·홍명섭·김장섭·문범, 갤러리 yfo서

"개념적 설치작품만 모았어요" 내달 4일까지

"요즘 '상품' 같은 너무 예쁜 전시회가 많아 개념적 설치작품만을 모아봤습니다."

갤러리 yfo 신용덕 대표는 최병소, 홍명섭, 김장섭, 문범의 전시를 7월 4일까지 연다. 이들은 단순히 작품의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활동을 하는 그 행위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가들이다.

지역 작가인 최병소는 신문지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신문지 한쪽 면을 볼펜으로 할퀸 후 뒷면에 연필로 끊임없이 칠한다. 그러면 신문은 자연스럽게 찢어지고 바람에 흔들린다. 두세 겹 겹쳐서 미묘한 대립을 이루어놓았다. 정서적으로 감상하기보다는 행위 그 자체를 주목하는 것이 감상법이다.

사진 작업을 오래 해왔던 김장섭은 대형 설치작품을 전시한다. 하드 보드지를 겹겹이 붙이고 그 위에 검은 물감을 칠한다. '사물 위의 회화'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미술 작품에 대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문범은 평면작품과 설치작품을 전시한다. 물감을 캔버스에 묻혀 손으로 문질러 완성한 평면작품은 언뜻 산수화같은 느낌이지만 접근 방식은 개념적이다. 볼펜 작업도 선보인다. '미술이 꼭 주제가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납판을 두드려 설치한 작품도 있다. 흰 벽에는 흑연을 묻혀 그림자 같은 느낌을 살렸고 벽면에 박힌 나사못은 그림자를 주목해 보면 된다.

홍명섭은 독일의 한 지역에 대한 경험을 개념적인 지도를 통해 드러낸다. 그는 지도 위에 그가 일주일간 걸었던 궤적을 색실로 표현한다. 그는 '기억'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우리의 기억이 객관적인 것인지 질문을 던지고 우연한 것과 의도된 것이 뒤섞인 것이 아닌가 하는 작가의 견해를 들려준다. 053)422-5580.

최세정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