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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뇌병변 1급 중증장애 손혁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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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 휠체어 타고 발로 컴퓨터 수리봉사 벌써 5년

대구장애인정보화협회에서 봉사하는 손혁호 씨의 발이 PC를 정비하느라 분주하다.
대구장애인정보화협회에서 봉사하는 손혁호 씨의 발이 PC를 정비하느라 분주하다.

손으로도 다루기 힘든 컴퓨터를 발로 능숙하게 고치기까지 하는 사람이 있다면 믿을까? 명함도 발로 주고받는다.

대구 서구 평리4동의 주택가 골목 안, 허름한 반 지하의 방 입구에 '대구광역시장애인정보화협회'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머리를 숙여 안으로 들어서자 한쪽 구석에서 중고컴퓨터에 둘러싸여 발로 PC를 고치고 있는 손혁호(27·장기동) 씨가 있었다.

손 씨는 뇌병변 1급의 중증장애인. 그에게 발과 전동차는 손과 다리다. 손 씨는 대구장애인정보화협회의 정비팀장으로서 PC정비와 협회문서를 관리한다. 이 협회는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장애인의 정보화 욕구를 지원하고, 일자리 창출, 자활자립, 직업교육 등을 지원하는 비영리 민간단체다. 또 사랑의 PC보내기 운동으로 중고컴퓨터를 수거하거나 기증받아 수리한 후 장애인과 소외계층에 무료 보급하는 공익사업도 하고 있다.

손 씨가 이 사업에 동참해 봉사한 지 5년째. 그의 재능을 알아 본 한 지인의 소개로 협회와 인연을 맺은 것. 그는 초등학교 시절 방과후 교육을 통해 컴퓨터를 접하면서 흥미를 갖게 됐다. 고교 졸업 후 직업전문학교에서 기술을 익혀 지금에 이르렀다. 컴퓨터활용능력 3급, 인터넷정보검색사 2급 자격을 갖고 있으며, 올 6월 고용안전협회 주최의 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손 씨는 자택인 장기동에서 전동차를 탄 채,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한다. 종일 전동차에 의지하다 보면 몸은 아프고 불편하지만 자신의 발이 새로운 PC를 탄생시켜 어려운 이웃에 전달될 때는 행복감에 젖는다. "힘들지 않아요. 가끔 이웃들이 가져온 컴퓨터를 고쳐주면 고맙다며 손수 만든 음식이나 음료수를 갖다 주시는데 그럴 때는 보람도 있고 일이 정말 즐거워요." 동료인 홍재우 씨가 "몇 년을 함께 일해 왔지만 힘든 내색조차 하지 않는 성실한 친구"라며 거들었다. 손 씨 주변 사람들은 장애를 극복한 그의 재능과 심성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정영찬 협회장은 "혁호 씨는 컴퓨터 실력이 뛰어나고 자신의 일을 즐긴다. 협회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직원"이라며 "끝까지 함께 일하면 좋겠지만 봉사가 자신의 직업으로도 이어져 현실적인 정착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손 씨는 부모님과 누나, 동생과 함께 산다. 어린 시절 장애를 원망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열심히 생활할 수 있는 삶에 만족해 한다. "부모님께서 늘 믿어주시고 대견하다는 말씀을 하신다"며 겸연쩍게 웃는 손 씨. "지금은 부모님이 계시지만 영원히 나를 보살펴 줄 수는 없는 일. 독립해 살아갈 일이 걱정이다. 저 같은 중증장애인은 국가의 지원이 더 절실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아직 여자친구가 없지만 긴 생머리의 착한 여성을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려 귀여운 아이도 낳아 키우며 살고 싶다"며 쑥스러운 듯 말했다. 그는 자신이 가진 기술로 오래도록 봉사하고 싶다고 했다. 사랑의 PC보내기 운동 참여 전화 053)567-0668.

최영화 시민기자 chyoha618@hanmail.net

멘토: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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