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구용현(28·대구 북구 산격동) 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사진이 도착했다'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와서 확인 버튼을 누르자 무선인터넷으로 바로 연결됐다. 종료 버튼을 눌렀지만 잠시 후 구 씨의 휴대전화에는 '2천990원이 결제됐다'는 문자 메시지가 떴다.
구씨는 "큰돈이 아니라 잊어버리려 해도 이런 식으로 속은 게 너무 화가 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고등학생 K(18) 양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 학교에 가던 중 '멀티메일 2건이 도착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친구가 보낸 것이라 생각하고 확인을 했더니 등산복을 입은 40대 여성 사진이 떴다.
K양은 "잘못 온 문자라고 생각했는데 몇 분 뒤 '2천990원 결제, 익월 요금에 합산청구'라고 문자가 왔다"며 "하루 용돈을 날려 버렸다"고 했다.
휴대전화 소액결제 방식을 이용한 문자 메시지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3천원 미만의 휴대전화 소액결제는 주민등록번호 입력 등 별다른 인증절차 없이도 결제가 된다는 점을 사기 업체들이 악용하고 있는 것.
'사진이 도착했다' '업무 관련 신규 메시지 확인' 등 평범한 문자 메시지를 가장해 소비자들은 속기 일쑤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2009년 휴대전화로 결제된 금액은 모두 1조8천여억원이고 이 중 사기 피해액만 4천여억원이 넘는다. 전체 결제 금액 가운데 24%가 사기 피해액인 셈이다. 피해 규모는 엄청나지만 소비자들은 피해액이 적다는 이유로 보상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피해금액이 건당 3천원에서 1만원 정도로 적은데다 보상받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처음부터 보상을 단념하는 경향이 높다"며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포함한 통신과금서비스의 세부기준과 운영 방안을 내년 5월까지 마련하라고 방송통신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문화체육관광부에 권고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카페 '휴대폰 소액결제 피해자 모임'(http://cafe.daum.net/soeaek)에는 15일 기준으로 가입회원 숫자가 7만2천 명을 넘어섰다. 회원들끼리 착신 금지해야 할 휴대전화 번호와 블로그 주소를 공유하기도 한다.
ID 'gao40'은 "카페에 피해 접수를 한 지 30분도 안 돼 소액결제 업체에서 전화가 왔다"며 "부당 결제된 요금 1만6천500원을 환불 받았다"고 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황수영 인턴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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