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위한 봉사는 작은 배려의 시작입니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김상준(54) 상임위원은 봉사의 달인이다. 지난 1975년 고교시절 청소년적십자(RCY) 활동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봉사에 바친 시간만 무려 1만8천시간에 달한다. 마침내 그 공을 인정받아 이달 13일 대한적십자사가 주관하는 명예의 전당 주인공으로 헌정됐다. 경북적십자 60년 만에 4번째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그가 봉사의 늪에 빠지게 된 계기는 고교시절 RCY 활동을 하며 깨달은 '인간존엄' 덕분이다. 인간은 누구나 존귀하며 존중받아야 한다는 정신을 RCY 활동을 통해 배울 수 있었던 것.
그 후 김 위원의 봉사활동은 쉬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심지어 군복무 시절에는 얼마되지 않은 군인 월급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서 적십자사에 기탁했다. 전우들로부터 '짠돌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전역 후 사회에 나와서도 봉사는 계속됐다. 포스콘(현 포스코ICT) 재직 당시에는 15년 동안 연월차 휴가를 봉사로 사용하는 탓에 정기 휴가를 제외하곤 한번도 쉬어 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봉사활동이 평생의 반려자까지 맺게 해주는 중매쟁이 역할까지 했다. 지금의 부인과 봉사활동을 하면서 만나 결혼에 골인한 것이다. 부인이 봉사활동에 적극적인 후원자가 돼주고 있어 든든하다. 부인도 8천시간 봉사기록을 갖고 있다. 대학생인 두 아들도 초등학생 때부터 RCY에 가입해 봉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 위원은 봉사 때문에 담배까지 끊었다. 지난 1982년 허공에 연기로 돈을 날리는 것보다 담뱃값을 아끼면 더 좋은 곳에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과감히 금연해 담뱃값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현재 포항의 ㈜아이테크 대표이사인 김 위원은 직원들에게도 봉사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직원들도 자체적으로 동아리를 만들어 매월 한차례 어려운 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김 위원 부부의 억척스런 봉사에 얽힌 에피소드는 많다. 수년 전 태풍으로 포항에 수해가 났을 때 소식을 듣고 포항실내체육관에 모여 있는 이재민을 돕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상습 침수지역인 죽도동에서 자신의 승용차가 물에 빠져 고립된 상황에 처했다. 김 위원 부부는 승용차에서 힘들게 빠져 나온 후 카센터에 전화해 놓고는 비를 맞고 걸어서 1시간여 만에 도착해 이재민들을 돕는 억척을 보여줘 주변을 놀라게 했다.
또 직장에 갓 입사한 초년병 시절인 1984년 12월 성모자애원 노인요양시설에 세탁기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박봉의 사비를 털어 당시 파격적인 드럼세탁기와 난방유를 구입해 기증했다. 김 위원의 선행에 감동한 수녀님이 적십자사에 몰래 알렸고 적십자사 총재가 직접 격려전화를 한 경우도 있었다.
명예의 전당에 헌정된 김 위원은 "명예의 전당에 헌정됨으로써 더욱 더 모범적으로 봉사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힘닿는데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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