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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더 힘든 사람들] (2)계약직 환경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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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팔옷·헬멧 '완전무장'…얼음물은 '빙산의 일각'

생활폐기물 등을 치우는 민간 업체 고용 환경미화원들은 열악한 근무여건도 고역이지만 폭염이 쏟아지는 여름철에는 더 일하기가 힘들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생활폐기물 등을 치우는 민간 업체 고용 환경미화원들은 열악한 근무여건도 고역이지만 폭염이 쏟아지는 여름철에는 더 일하기가 힘들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매달 월급이라도 받는게 어디야, 더워도 그냥 참고 일하는 거지."

3일 오후 1시 대구시 수성구 범어2동 주민센터 앞. 녹색 형광 조끼와 바지를 입은 60대 남자 두 명이 버려진 소파를 1t 트럭에 싣고 있었다. 트럭에는 이미 어른 높이 만큼 물건들이 재여 있었지만 두 사람은 소파를 싣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으쌰, 어이쿠"를 내뱉으며 밧줄을 힘껏 당겨 트럭 위 물건을 고정했다.

한바탕 씨름이 끝나고 헬멧을 벗자 땀에 축축하게 젖은 백발이 드러났다. 햇볕에 그을려 까무잡잡한 피부의 주인공은 대구 수성구 수성동과 범어동의 대형폐기물을 처리하는 담당자들이다. 이들은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인데도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길바닥으로 나서야 했다.

4개월째 대형폐기물을 처리 중인 김영석(60) 씨는 "조금만 움직여도 더운 여름인데 우리는 한낮에 무거운 폐기물을 옮겨 싣는다"며 "하루동안 흘리는 땀이 족히 2ℓ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가 한달 꼬박 일해서 손에 쥐는 돈은 120여만 원. 그는 "육체노동의 대가로는 좀 적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 나이에 일자리가 있는 걸 다행으로 여기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흐르는 땀을 닦았다.

유석길(61) 씨는 "폐기물을 옮기다 긁히는 경우가 많아 항상 긴팔 옷을 입고 일해서 한낮엔 숨이 막힐 지경"이라며 "얼음물만으로 이 여름을 버티긴 힘들다"고 말했다.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 미화원들은 이른 시간대에 일을 시작한다.

대구 북구에서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 김수열(49) 씨는 "일을 마치고 퇴근한 뒤 낮에 자려 해도 더위 때문에 잠을 못 자니 더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청소차가 들어갈 수 없는 골목길은 일일이 손으로 폐기물을 수거해야 하기 때문에 일이 더 많다. 게다가 집집마다 내놓은 쓰레기봉투에서 악취가 심하게 나는 것도 고역이다.

환경미화원 대부분은 구청 소속이 아닌 민간업체 직원들이다. 특히 나이 든 직원들 중 계약직으로 일하는 이들은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감을 안고 무더위 속에 땀을 흘리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들에게 구청 소속 미화원들은 동경의 대상이다. 갑자기 해고될 염려도 없고 임금과 복지후생 여건에서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노경석 인턴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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