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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홍준표, TK 대변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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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정 청 인사 대구경북 출신 전멸…對정부 소통창구 아예 꽉 막혀

8·8 개각으로 지방선거 이후 두달 여 간 진행된 당·정·청 인적 쇄신이 마무리된 이후 지역의 목소리를 권력 핵심 포스트에서 전달할 '메신저'가 실종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중앙과 지역 간 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온 정정길 대통령실장(경북고)과 주호영 특임장관(능인고), 최경환 지식경제부장관(대구고)이 함께 물러나면서 '핫 라인'이 사라진 것이다.

야권과 한나라당 내 일부에서는 이번 개편을 두고 특정 지역 편중 인사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대구경북의 위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우선 내각에서 대구경북 출신 장관 내정자는 2명(이재오 특임·이주호 교육)으로 서울·경기(5명)는 물론 부산·경남, 충청, 호남(이상 각 3명)보다 더 적어졌다. '강재섭 총리론'도 한때 등장했지만 결국 경남 거창 출신인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로 낙점됐다. 또 국회와 한나라당 요직에서도 지역 출신 인사는 전멸한 상태다. 청와대 참모진도 임태희 대통령실장-백용호 정책실장-정진석 정무수석 등 타 지역 출신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는 수도권에 정치적 기반을 갖고 있는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와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중앙 정치 위주로 활동하는 '범TK'로 분류되면서 지역과의 소통에 소홀했지만 이제는 고향 발전을 위해 뛰어야 한다는 기대섞인 주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제 역할을 해줄 지는 미지수다. 자타가 공인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특임 총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내정자의 경우 지역색이 옅다는 게 중평이다. 고향인 경북 영양에 대해선 애정이 많지만 군(郡) 경계선을 넘지않는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특히 지난 2006년 7월 한나라당 대표 선출 때는 서울·경기지역을 기반으로 출마, 대구경북 출신인 강재섭 전 대표와 불편한 관계를 빚기도 했다. 특임장관실 한 관계자는 "개헌·선거구 개편·남북 관계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을 챙겨야 하는 특임장관이란 자리에서 지역 목소리를 대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하지만 그는 2006년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경북 출신이란 점을 상기시키면서 연고를 강조했고, 그 해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이 나라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성지인 대구에서 이 부패하고 무능력하고 서민을 못살게 만드는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지 않는다면 어디에서 심판하겠냐"고 호소하는 등 애정을 과시한 바 있다.

홍 최고위원도 대구 영남고를 나왔지만 서울에서 4선 의원을 지내 지역 대표주자로 인정받지는 못했던 게 사실이다. 지난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도 스스로 'TK맨'을 자임하면서 대표 최고위원을 노렸지만 석패했다. 선거 직후 정견 발표 때 "정치 15년간 누구의 계파에 들어간 바 없다. 앞으로는 조직을 좀 하겠다"고 스스로 밝힐 정도로 계파색도 없다.

이 내정자와 홍 최고위원을 '지역 일꾼'으로 뛰게하기 위해선 김범일 대구시장·김관용 경북도지사 등 자치단체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두 '거물'이 조금이라도 더 지역에 애정을 느끼게끔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내정자의 한 측근은 "대구경북이 친박 위주로 뭉치면서 현 정부 내 소통 창구를 마련하지 못한 것은 여전히 큰 숙제이지만 지금이라도 관계 개선을 적극 도와줄 라인 만들기에 나서야 한다"며 "그러면 이-홍 두 분도 지역민들의 기대에 보답할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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