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일제 치하 경성. 민족의 혼, 전설 속 다이아몬드 '동방의 빛'이 나타난다. 이 시기는 민족의 이름을 부르기는 고사하고 자신의 이름도 개명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혼란한 시대였다. 조선에 주둔한 이래 일본 군부는 신라 천 년의 상징이라 불리던 석굴암 본존불상의 미간백호상 이마에 박혀 있었던 '동방의 빛'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마침내 일본 군부의 최고 권력자인 총감은 수 년간의 집요한 노력 끝에 '동방의 빛'을 얻게 되고, 승리를 자축하는 동시에 하루빨리 본국인 일본으로 이송하기 위한 '동방의 빛' 환송회를 개최한다.
때맞춰 서로 다른 꿍꿍이를 가진 경성 최고의 프로 사기꾼들은 조선의 역사를 뒤흔들 지상최대의 작전을 시작했다. 전도유망한 재력가로 알려졌지만 경성 최고의 사기꾼인 봉구(박용우 분)는 '동방의 빛'을 차지하기 위해 내숭 100단의 경성 제일 재즈가수 춘자(이보영 분)에게 '동방의 빛' 환송회 자리에 동행하자며 고가의 다이아 반지로 유혹한다.
그러나 그녀 역시 경성 제일의 도둑 '해당화'로 '동방의 빛'을 훔치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봉구와 춘자는 서로 다른 꿍꿍이로 값을 매길 수 없는 '동방의 빛'을 차지하기 위해 각자의 야심찬 작전을 시작하는데….
해방을 앞둔 1940년 전후의 조선은 사회적으로는 신(新) 문물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혁이 일어나던 시기였다. 또한 정치적으로는 일본의 식민통치가 한창이었던 시기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애를 쓰던 애국지사들이 있었던 반면 조국의 독립에는 전혀 관심조차 없는 무정부주의자들 역시 팽배하던 시절이었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은 시대의 불운과는 달리 독립에는 관심 없는 경성 최고의 사기꾼 '봉구'와 조국의 독립보단 값비싼 보석과 다이아몬드를 신뢰하는 '춘자'의 캐릭터를 통해 1940년대 해방기 경성의 또 다른 이면을 조명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과 다를 것이 없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2007년 작, 영화 길이 110분.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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