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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임비(YIM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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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민원(民願)이다. 사업장이 들어설 그 지역의 지역민들이 반대하면 대개 사업을 접어야 한다. 특히 주민들이 혐오하는 특정한 시설이나 땅값이 떨어질 우려가 있는 시설이면 격렬한 반대에 부닥친다. 이런 것을 '님비 현상'이라고 한다. 님비는 'Not In My Backyard'(내 뒷마당에는 안 돼)의 약자다. '넘비'도 있다. 넘비는 'Not Under My Backyard' 의 약자로 내 마당 밑으로 지하철이 지나가는 것을 반대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반대되는 현상에 '핌피'가 있다. 'Please In My Front Yard'의 준말이다. 지역에 이익이 되는 시설들을 어떻게든 지역에 끌어오려고 하는 것을 뜻한다. 공공기관을 비롯해 연구기관, 대학, 지하철역, 병원 등이 건설되면 동네 집값이 오르기 때문이다. 님비와 핌피의 공통점은 둘 다 지역이기주의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새로운 개념인 '임비'(YIMBY)가 등장했다. 임비는 'Yes, In My Backyard'로 아예 혐오 시설을 자진해서 유치하겠다는 뜻이다. 최근 미 외교 전문 월간 '포린 폴리시'는 임비의 세계적인 사례를 소개했다. 러시아는 핵폐기물 처리, 저장 시설을 아예 국책 사업으로 지정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나라에서 방사능에 노출된 폐기물을 받아 재처리하여 지금까지 약 200억 달러를 벌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가나는 서유럽, 캐나다로부터 산업 쓰레기를 받아 돈도 벌고 여기서 가스를 뽑아 전기로 쓴다고 한다. 네덜란드는 이웃 나라와 계약을 맺고 죄수 감방을 임대해 주고 있다고 한다. 호주는 작은 섬에다 아편 재배를 합법화해 세계 아편 재배량의 절반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틈새 시장'을 적절하게 활용한 사례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도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국가적인 배려와 노력이 선행됐음은 틀림없을 것이다. 그만큼 당국의 정치력이 뒷받침됐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제 주민들도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화합과 소통, 상생(相生)의 시대에 덮어놓고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이해득실을 따져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확실히 받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윤주태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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