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지식경제부장관과 박영준 제2차관이 다소 불편해 보이는 듯한 동거를 시작했다.
'8·8 개각'을 통해 지경부를 떠나게 된 최 장관이 후임 이재훈 내정자가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자진사퇴하자,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장관직을 수행할 수밖에 없어 동거가 시작됐다. '친박' 장관과 '친이' 차관과의 시한부 동거다.
두 사람은 이 같은 주변의 시선에 대해 어색해 하지 않고 있다. 이미 지난 1년여 동안 지경부장관과 총리실 국무차장으로서 손발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최 장관이 UAE 원전 수출을 성공시키면서 에너지 자원 등 실물 경제를 총괄지휘해왔다면 박 차관도 해외에너지 자원 확보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아프리카를 여러차례 방문했다.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사실상 재신임을 받은 최 장관은 31일 지경부 간부회의를 통해 "다시 일하게 됐으니 열심히 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그러면서 "간부들도 열심히 해주기 바란다. 업무 수행에 한 치의 어긋남이 있다면 용납하지 않겠다"며 군기를 잡았다. 이 자리에는 박 차관도 참석했다. 2차관의 소관 업무는 무역과 투자 및 에너지 자원 분야다.
최 장관의 교체를 아쉬워하며 어수선해하던 지경부 분위기도 진정돼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후임 총리가 내정되고 청문회를 거쳐 임명된 후 각료 제청권을 행사, 후임 장관을 임명하는 절차와 11월로 예정된 G20 서울 정상회의 등의 일정을 감안할 경우, 최 장관이 연말까지 장관직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세'로 알려진 박 차관의 역할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박 차관은 1일 "지경부는 워낙 소관 부처가 많아서 업무 파악하는 것 외에는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 활력을 되찾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일 외에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 장관을) 잘 모시겠다"며 "걱정할 일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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