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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초등학교 일제고사를 폐지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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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연학교 아이들이 '환경스페셜'이라는 TV 프로그램에 나온 적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을 본 어느 학부모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다 좋은 데 공부는 언제합니까?" 그 부모님이 보기에는 맨날 노는 것처럼 보였는지 모른다. 나는 그때 이렇게 대답하였다. "저게 공부인데요!" 생물학자들은 인간 진화의 원동력을 '놀이'라고 본다.

ADHD나 아스퍼거 장애 아이들을 보면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면서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른다. 그런데 그들의 십중팔구는 놀 줄 모른다. 놀아도 혼자 서성거린다. 친구가 없고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마음 씀씀이나 사회적 관계에 문제가 있다. 요즈음 우리 아이들은 놀 줄 모른다. 놀 줄 모른다는 것은 사회적 소통에 반드시 문제가 따름을 알 수가 있다. 초등학교 아이들은 원하는 만큼 마음껏 뛰어놀아야 한다. 제대로 놀 줄 모른다는 것은 아이가 영적으로, 정신적으로 병이 단단히 들었다는 징표이다. 논다는 것은 사회적 관계를 배운다는 것이고 소통을 배운다는 것이고 더불어 함께 하는 것을 배운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아이들! 한마디로 놀려야 한다. 당연히 일제고사를 폐지하라는 것이다. 고등학교는 일제고사를 칠수도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 아이들은 전혀 다르다.지금 우리 아이들, 즉 초등학교 아이들 가운데에 제대로 노는 아이가 있는가? 좀 배운 사람들까지도 자신의 아이들을 밤까지 학원으로 돌린다. 경산에 있는 우리 아이들을 보면 머리가 과부화 상태이고 숨이 차고 스트레스가 꽉 차 있다. 그러니 게임에 중독될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이 10년 뒤에는 정신병자가 될 것이다. 아이들도 사람인지라 대가를 치를 수 밖에 없다. 심리상담소, 소아정신과, 무슨 치료, 아동발달센터 등등. 부자동네일수록 이런 기관이 많다. 왜? 경쟁과 불안에 시달리니까.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학벌이나 영어 어학연수나 경제적 부나 스펙이 아니라 맛있는 밥, 맑은 마음과 웃을 수 있는 여유,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이다. 일제고사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우리 어른들은 도대체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아파야 이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까? "우리 아이들을 일제고사에서 해방시켜 지금 행복하게 해 주십시요!"

정홍규(산 자연학교 교장·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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