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전남 출신 총리'라는 상징성 때문에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야당 측이 각종 의혹을 쏟아내면서 김황식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분위기가 돌변하고 있다.
여야는 23일 특혜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김 후보자의 누나인 김필식 동신대 총장과 은진수 감사위원 등 3명을 증인으로, 김 후보자의 병역 기피 의혹과 관련된 전향수 충북지방병무청 고객지원과장 등 11명을 참고인으로 채택하는 데 합의했다.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를 맡고 있는 박지원 원내대표가 "야당다운 자세로 모든 의혹에 대해 매섭게 추궁할 것"이라며 공세로 전환하게 된 것은 낙마한 김태호 총리 후보자 때와 달리 '호남 출신이기 때문에 봐주기식 청문회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을 의식한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29, 30일 이틀간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병역기피 의혹 ▷누나 2명에게 빌린 2억원에 대한 증여세 탈루 논란 ▷누나인 김 총장이 근무하는 동신대에 대한 특혜 지원 의혹 ▷감사원의 4대강 감사 발표 연기 등 이른바 '4대 의혹'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야당 측은 감사원장 재직 시 김 후보자 부인이 8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구입한 점을 문제삼는 한편 김 후보자의 형인 김흥식 장성군수가 주최한 '장성아카데미'에 김 후보자가 초청돼 강연을 한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 아니냐는 의혹도 함께 지적했다.
병역 기피 의혹과 관련,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김 후보자가 부동시(不同視)로 병역면제 처분을 받기 전에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징병연기 처분을 받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부동시로 병역면제 처분을 받았다면서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와 총리실 측은 야당 측의 공세에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야당 측이 주장하는 각종 의혹들은 "과거 대법관 및 감사원장 청문회를 통해 소명된 것들"이라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총리실 측은 2008년 감사원장 청문회 과정에서 밝힌 마무리 발언이 야당 측이 제기하는 의혹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소개하는 등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한나라당 등 여권은 야당 측의 '돌변한' 자세에 대해 불쾌해하면서도 실제로 야당 측이 강공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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