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최모(44·대구 동구) 씨는 요즘 중3 딸의 고교 선택을 놓고 고민 중이다. 집에서 가까운 일반계 고교에 입학시킬지, 아니면 많은 등록금을 부담하더라도 자율형 사립고에 지원할지 결정이 쉽지 않다. 최 씨는 "얼마 전 대구의 한 자사고 입학설명회를 다녀왔지만, 일반계고와 어떻게 다른지 잘 모르겠다. 내 아이의 진로에 도움이 되는 고교를 선택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1학년도 고교 신입생 선발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학생·학부모의 고교 선택이 쉽지 않다. 자사고 4개교와 자율형공립고(자공고) 8개교가 하반기부터 신입생 모집에 들어가는데다, 고교 다양화 정책에 따라 '고교 교육력 제고 시범학교' '교과교실제 운영학교' 등 특색 있는 고교가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자사고·자공고 등 자율형 학교와 특색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지역 일반계 고교들을 소개한다.
◆전기(前期) 자사고, 후기(後期) 자공고 모집
자사고는 12월 2~4일 원서 접수를 한다. 현재 대구의 자사고는 계성고, 경신고, 대건고, 경일여고 등 4개교로 일반전형에서는 중학교 내신 성적이 30% 이내인 학생 중 지원을 받아 추첨으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국민기초생활수급가정 자녀 등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은 지원자 중 내신 성적 순으로 선발한다.
자사고는 학교의 건학이념에 따라 다양하고 특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학사운영 등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1학년 때 배우는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의 50%까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2·3학년 때 배우는 선택중심교과과정은 100%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기숙형고, 마이스터고와 함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중 하나로서 학비가 일반 고교(연간 110~150만원)의 약 3배 내외다.
1차 전형에서 고입 전형 석차연명부 성적으로 정원의 5배수를 선발, 2차 전형에서 1차 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교과 성적 및 교과 외 성적, 면접을 통해 모집 정원의 2배수를 선발한다. 최종 합격자는 2차 전형 합격자들 중에서 추첨으로 결정한다.
이대희 대건고 교사는 "현 중3이 수능 시험을 치르는 2014학년도부터 수능 응시 기회가 두 번으로 늘어나 변별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상위권은 논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고, 수능 영어 문제의 절반을 '듣기'로 출제하고 질문과 선택지를 모두 영어로 쓰는 방안이 추진되는 등 수능 시험의 개혁이 불가피하다"며 "이런 변화에 가장 주효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게 자사고"라고 강조했다.
자공고는 공립고의 교육과정에 신축성을 부여하고 교육프로그램의 특성화·다양화를 통해 질 높은 교육을 실현한다는 게 탄생 배경이다. 공립고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로 교육여건이 열악하거나 학교 개혁의 의지가 우수한 학교들을 선정했다. 대구에는 강동고, 경북여고, 구암고, 대구고, 상인고가 1차 선정된 데 이어 최근 2차로 달성·학남·호산고가 추가로 선정되면서 모두 8개교로 늘어났다.
자공고는 국민공통 기본교과는 연간 수업시수의 50% 범위 내에서 증감 가능하며, 고등학교 선택중심교과는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다. 학생 선발은 일반계 고교와 같이 배정하되 단계별로 추첨 배정 비율을 조정한다. 학비는 일반 고교와 동일하다. 현재 시 교육청은 자공고를 우선으로 기숙사 건립 지원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 및 통학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색 프로그램 운영 학교를 주목하라
일부 고교에서 운영 중인 다양한 특색 프로그램도 고교 선택 시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이다. '교과교실제'와 '고교 교육력 제고' 프로그램이 그것.
우선 교과교실제 운영 고교에는 ▷선진형:영진고, 성광고, 대구고 ▷과목중점형:경상고, 달성고, 대진고, 도원고, 함지고(이상 과학·수학 중점형), 신명고(영어중점형), 대구제일고(예체능 중점형) ▷수준별 수업형:경북여고, 대구동부고, 호산고 등이 있다. 교과교실제는 각 교과마다 특성화된 전용교실을 갖추고 학생들이 교과교실로 이동해 수업을 듣는 방식이다. 교과 특성과 학생의 학습능력을 반영해 수준별·맞춤형 수업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선진형 교과교실제를 운영 중인 대구고 관계자는 "교과교실제가 도입되면 영어, 수학, 국어 등 교과마다 전용교실이 등장하고, 교육 환경도 크게 개선돼 학력 신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교 교육력 제고는 대입 수능 변화에 대응한 프로그램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구고, 대건고, 경상고, 경원고 등 4개 학교가 현재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고교 교육력 제고 시범학교는 현재 학생들이 공부하는 동일한 교과서를 기초·심화과정으로 구별해 운영한다. 학습을 따라가기 힘든 학생에게는 수학·영어 기초과목을 개설할 수 있고, 우수 학생에게는 고급 수학 등 심화된 과정을 가르칠 수 있다.
◆내년 고입 전형, 학교 선택권 확대
2011학년도부터 학교 선택권이 크게 확대됐다. 후기 일반계고 경우 ▷대구시 전체 학교 중 서로 다른 2개교를 희망 순으로 지원(학교별 모집 정원의 10% 추첨 배정) ▷해당 거주지 1, 2학군 내에서 서로 다른 2개교를 지원(학교별 모집 정원의 40% 추첨 배정) ▷통학 편의와 1, 2단계 지원 사항 등을 고려해 50% 배정하는 등 3단계로 학교를 배정한다. 지난해까지는 2단계에 걸쳐 희망배정 비율을 40%로 정했지만, 3단계로 바뀌면서 희망배정 비율이 50%로 늘어나 학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이달 23, 24일 동부(황금중), 서부(침산중), 남·달성(성서중) 등 3개 권역으로 나눠 고입박람회를 개최한다. 시 교육청이 처음으로 여는 이번 고입박람회에는 각 고교의 홍보 부스가 설치돼 학생·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학교 소개에 나서게 된다. 현장에 마련된 별도 세미나실에서는 고입 전형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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