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인 '렉서스'의 이미지는 정숙성과 부드러운 승차감, 중후함 등으로 요약된다. 그만큼 '달리기'의 재미는 덜하다. 최근 국내 출시된 렉서스 IS F는 이같은 렉서스의 이미지에 반전을 준다. 렉서스의 컴팩트 세단인 IS를 바탕으로 강력한 엔진과 8단 변속기를 더해 스포츠세단으로 재탄생한 덕분이다.
IS F는 가족들을 태우고 휘파람을 불며 운전할 차는 아니다. 운전대를 꽉 움켜쥔 채 강렬한 속도의 쾌감과 굽이치는 도로의 회전력을 몸으로 받아내기에 적합한 차다. 지난 8일 오후 IS F를 만났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이용해 남밀양나들목에서 내린 뒤 국도를 이용해 대구로 돌아오는 코스다.
외관은 기존 IS 시리즈와 비슷하지만 부풀어오른 보닛과 다소 튀어나온 펜더가 근육질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신형아반떼와 쏘나타의 중간 정도로 다루기 쉬운 크기다. 앞 범퍼의 대형 흡기구와 에어 아웃렛, 검은 빛깔의 19인치 알루미늄 단조 휠은 이 차가 스포츠세단임을 보여준다. 세로로 배치된 4개의 배기구는 독특하지만 뒷면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밋밋한 분위기다.
내부도 IS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지만 스티어링 휠에는 푸른색의 'F' 엠블럼이 붙었다. 렉서스 시리즈에서는 처음으로 계기판에 속도계 대신, 엔진 회전수를 보여주는 타코메타가 중앙에 배치됐다. 아날로그 방식의 속도계와 디지털 속도계, 각종 정보창이 양쪽에 자리잡았다. 어깨를 감싸는 버킷 시트는 몸에 안정감을 줬다. 후륜 구동축이 가로지르는 뒷좌석은 편안하지만 2명 이상은 탈 수 없고, 다리를 펴기에도 좁다.
버튼 시동키를 누르자 '부웅' 거리는 엔진음이 낮고 묵직하게 깔렸다. 금방이라도 달려나갈 태세다. 가속 페달을 밟자 최고출력 423마력, 최대 토크 51.5kg·m을 자랑하는 8기통 5천cc 엔진이 즉시 반응했다. 시내 도로에서는 차분한 배기 사운드를 내던 차량은 고속도로에 올라서자 강력한 흡기음을 내며 힘을 내기 시작했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강력한 흡기사운드와 함께 경쾌하게 도로를 박차고 나간다. IS F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8초만에 도달한다. 렉서스 LS460에 장착된 8단 변속기를 재구성한 변속기는 부드럽고 변속 충격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탄력을 이용해 가볍게 가속페달을 조정해도 금세 200km/h에 육박했다. IS F의 최고 시속은 270km/h. 급제동을 하며 핸들을 이리저리 틀어도 차체는 자세를 유지했다. 운전대에 장착된 스포츠 모드 스위치를 누르면 가속력이 향상되며 더욱 역동적인 주행을 즐길 수 있었다. 곡선 도로에서 주행 안정성도 뛰어났다. 국도의 잇따른 커브길에서 브레이크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돌아도 불안감이 없었다. 잘 달리는만큼 잘 선다. 이탈리아 브렘보사와 공동 개발한 고성능 브레이크 덕분이다. 그러나 내장 내비게이션은 감시카메라 위치 안내도 없고, 다루기도 쉽지 않다. 공인연비는 8.4km로 배기량에 비해 높은 편. 가격은 8천800만원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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