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 대구민주운동을 세상에 알린 시 '아직은 체념할 수 없는 까닭'을 쓴 시인 서지 김윤식의 시비가 경산시보건소 옆 남매공원에 조성돼 13일 오후 제막식을 가졌다.
김윤식 시비건립사업(추진위원장 최희욱 전 경산시장)이 시민 100여 명의 성금과 경산시 문화예술 지원금으로 세워진 이 시비에는 김윤식의 대표 시 '아직은 체념할 수 없는 까닭' 외에 '단오 전 날'등 2개의 시가 새겨져 있다. 이날 제막식에는 최병국 경산시장과 최상길 시의회의장 등 기관단체장 및 문화예술 관계자 200여 명이 참가했다.
최희욱 시비 건립추진위원장은 "문학과 인생에 있어서 올곧은 길을 걸어온 김윤식 선생이 일깨운 민주주의의 산 역사와 시인이 시에 담고자 했던 시대정신을 후대에 남기고자 하는 경산시민의 염원이 만나 시인의 고향인 경산에 시비가 세워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 시비는 지난해 2월 시비건립추진준비위원회를 발족해 실무위를 구성한 이후 창립총회와 전국 20곳의 시비를 조사해 기초자료 수집, 시비 아이디어공모 등의 과정을 거쳐 조각가를 선정하고 시비 기초 공사를 진행해왔다.
시비 제막식에 맞춰 동시 발간되는 시비건립 기념집 '아직은 체념할 수 없는 까닭'에는 김윤식 시인의 시집 4권이 모두 수록됐으며, 경산문학에 발표한 시와 산문, 평론 등이 실렸다. 이밖에 시인을 추모하는 시와 산문, 시비건립기념 기고문 등이 함께 수록됐다.
서지 김윤식 시인은 1927년 경산시 용성면 덕천리에서 태어나 1958년부터 향리에서 농사를 지으며 시를 쓴 농민시인이며 향토사가, 농촌 계몽운동가, 교사, 향토 언론인, 문학운동가로서 많은 활동을 했다. 그는 1955년 청마 유치환을 중심으로 경주에서 결성된 시동인회 '청맥' 창립회원과 1957년 장문사에서 발간한 시집 '오늘'로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1959년 전상렬, 윤혜승 등 6명이 조직한 시동인회 '시림' 창립회원, 경북예총 사무국장, 한국시인협회 회원, 경북문인협회 초대 회장, 경산문학회장, 경산문협 지부장 등을 지냈으며, 저서로는 시집 '오늘', '아직은 체념할 수 없는 까닭', '산촌근일초(山村近日抄)', 편저 '꺼래이' 등이 있다.
시인은 민초들의 삶에 뿌리를 둔 지식인이자 시인으로서 2·28학생의거를 목도하고 시대적 요청에도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한 사회 지식인층에 시로써 준열한 심판을 내렸다. 서울 수유리 4·19기념공원에는 시인의 시 '합장'이, 대구 2·28기념 중앙공원에는 '아직은 체념할 수 없는 까닭'이 세워져 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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