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악수 정치' 親李까지 녹인다

맞서던 정두언까지 찾아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덧셈의 정치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인의 장막을 거두고 먼저 다가가고 먼저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오찬정치에 이어 악수정치에 나섰다는 얘기다.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 전 대표는 맨 뒷줄의 자기 자리에 그냥 앉는 것이 아니라 이곳저곳에서 의원들과 악수하며 인사말을 건넸다. 친이계 친박계를 가리지 않았다. 박 전 대표와 소소한 인사에서부터 국정감사 뒷얘기까지 나눈 의원들은 "박 전 대표가 같은 당 의원들에게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 논란이 일 때 박 전 대표를 향해 "제왕적 총재"라고 비판한 바 있는 친이계 핵심 정두언 의원이 이날 박 전 대표 자리를 찾았다. 정 의원은 '감세 정책을 철회하자'는 주장이 담긴 A4용지 한 장을 건넸고 박 전 대표는 "검토해보겠다"고 짧게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가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때 '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며 법질서를 세운다'는 '줄푸세'를 공약으로 제시한 적이 있어 정 의원이 나섰다는 것이다. 이제는 친이계 의원들도 박 전 대표를 스스럼없이 찾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 뒤 박 전 대표는 친이계 초선 의원, 대구경북 의원, 당내 여성의원들과 점심을 함께하면서 '오찬정치'를 시작했다. 이어 국정감사에서는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으로 감사2반에 편성돼 정부의 각종 경제정책을 지적했다. 일부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국정감사가 끝난 23일 토요일 밤 자신의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국정감사를 마치고 이제 일상의 생활로 돌아와 조금은 쉼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며 "이번 국정감사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국가 재정과 조세제도는 어떤 기준과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지, 사회의 어려운 분들을 위해서 국가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평소에 생각하던 것을 짚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라고 썼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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