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은 과연 추울까?
잦은 기상이변으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올겨울 사상 유례없는 혹한이 한반도를 비롯한 북반구를 강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라니냐'가 위세를 떨치면서 지구촌 곳곳에 한파가 불어닥칠 것이라는 보도가 봇물을 이루고 있어 시민들을 더욱 떨게 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혹한설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보는 시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많은 기상전문가들은 '라니냐가 한파를 몰고 온다'는 주장은 잘못됐으며 올겨울 한반도 날씨 또한 평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구촌은 라니냐 비상경보
라니냐는 동태평양에서 평년보다 해수면 온도가 0.5℃ 낮은 저수온 현상이 5개월 이상 일어나는 이상해류현상이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원래 찬 동태평양의 바닷물이 더욱 차가워진 채 서쪽으로 이동한다. 라니냐 발생 원인과 주기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기상 전문가들은 올여름 지구촌에 닥쳤던 기상이변이 라니냐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태평양 동쪽 칠레 앞바다 온도가 떨어지는 라니냐 현상이 서쪽으로 이동해 아시아 쪽으로 몰려오면서 불볕더위와 홍수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8월 파키스탄 북서부는 폭우로 인해 1천600명 이상이 숨졌고 인도 북부 카슈미르 등에서 발생한 홍수로 최소 169명이 사망했다. 중국에도 간쑤성 저우취현 등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대형 산사태가 일어나 100여 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2천여 명이 실종됐다. 러시아는 폭염과 가뭄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렸다.
라니냐가 올겨울에도 기상이변을 일으킬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현재 열대 태평양의 라니냐 감시구역 해수면의 온도는 평균 25.1도로 평년에 비해 1.5도 낮아진 상태이며 이 같은 현상이 내년 3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열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는 평균 21.7도로 평년보다 2.1도 낮고, 이 때문에 동아시아 지역 기압계가 교란돼 한파가 몰려오는 등 기상이변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겨울 한반도 혹한 예고?
가을 찬바람이 불기 앞서 미국 기상청은 이미 올겨울 라니냐의 영향이 한국과 일본 지역에 근래 보기 드문 한파를 몰고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한국해양연구원도 강력한 라니냐 때문에 올겨울 혹한이 찾아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니냐가 발생하면서 북서태평양에 저기압이 발달, 시베리아의 찬 공기를 한반도로 끌어당긴다는 것. 이곳 관계자는 "동아시아지역에 북풍기류가 만들어지고 이 기류에 의해 한반도는 차가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나 기상청은 올겨울 날씨가 평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겨울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은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겠다는 것. 다만 찬 대륙 고기압이 일시적으로 확장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경북의 경우 12월에는 평년(-1~4도)과 기온이 비슷하겠고 1월에는 오히려 평년(-4~2도)보다 다소 높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 기후예측과 정준석 과장은 "국제관측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태평양의 수온이 평년보다 다소 낮은 분포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라니냐에 의해 대기에 전달되는 에너지 분포도 변하겠지만 실제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김해동 교수 역시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라니냐 현상과 우리나라 겨울 추위 사이에 관련성을 찾기는 힘들다는 것. 김 교수는 "라니냐가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 겨울이 추울 확률은 통계상 55% 정도에 불과해 둘 사이를 연결짓기 어렵다"며 "일본과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라니냐가 큰 영향을 미치는 저위도 지역과 달리 우리나라 같은 중위도 지역에서는 그 영향에 대해 논의할 필요조차 없다는 의견들이 많다"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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