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왜 달서구만.'
대구 달서구 주택가에 멧돼지 출현이 잇따르고 있지만 '적절한 퇴치 방법'이 없어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오후 8시 55분쯤 달서구 상인동 앞산순환도로 대서지하차도에 멧돼지 5마리가 나타나 이 중 새끼로 보이는 4마리가 달리던 차에 치여 죽었다. 사고 이후 어미로 추정되는 멧돼지는 주변 산으로 달아났다. 앞서 이달 4일 오전 4시 50분 달서구 월성동 아파트단지에서도 멧돼지가 출현해 출근길 시민들과 등굣길 학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멧돼지는 4시간 뒤 영남고 테니스장에서 사살됐다.
멧돼지의 잇단 출현은 겨울철 먹잇감 부족도 원인이지만 현행 포획체계도 한몫을 하고 있다.
달서구청은 달성군 비슬산 등 인근 산에 포획허가가 나면서 앞산으로 이동한 멧돼지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개체 수가 늘어나자 먹잇감 확보 경쟁에서 진 일부 멧돼지가 도심으로 내려왔다는 것.
하지만 정작 중요한 서식밀도나 동선 등은 짐작조차 못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개체 식별이 쉬운 것도 아니어서 도대체 어디에 몇 마리가 사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구청은 주민 피해를 막기 위해 '멧돼지 피해예방 행동요령'이라는 소책자를 배부하고 플래카드를 내거는 정도의 대비책에 그치고 있다.
특히 도심이라는 이유로 수렵장 허가도 낼 수 없어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수렵장은 공원구역 내, 주택가 인근 지역, 기타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지역을 배제하고 있다. 다만 유해조수 포획허가를 내주고 있는데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포획장소, 기간, 대상과 숫자를 확인해 관할 구청이 허가해주고 있지만 사실상 멧돼지의 경우 사냥개와 총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것. 앞산과 청룡산, 와룡산 등을 끼고 있는 달서구의 경우 올 들어 단 한 차례도 포획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지금의 멧돼지 도심 진출은 포획을 피해 인근 산을 타고 내려온 풍선효과"라며 "자치단체에서 자체적으로 계획을 세울 게 아니라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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