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소맥잔(소주와 맥주 폭탄주을 정확하게 제조할 수 있는 잔)'. 네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 1위, 야후 메인화면 기사, 네이버 주요기사 및 검색 순위 10위권 내 진입 등 연말을 앞두고 소맥잔이 네티즌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기가 막힌 아이디어 상품이며, 술자리에서 자주 쓰이는 제품이며, 폭탄주를 잘 만들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당연 대박 히트가 뒤따랐다. G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소맥잔에 대한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옛날식 불고기와 김치전골 등 프랜차이즈 음식업으로 대구에 뿌리를 내린 뒤 수도권으로 진출한 ㈜온통은 본업이 아닌 이 엉뚱한 아이디어 '소맥잔'이 홍보에 크나큰 기여를 하고 있다. '소맥잔'에 관한 스토리텔링 광고 효과는 100점 만점에 '100점'이다.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신문이나 인터넷 등에서 ㈜온통을 기사로 광고해 주고 있다. 보너스도 얻었다. 이 '소맥잔' 자체가 판매되면서 생기는 수입도 만만찮게 된 것. 그야말로 일거양득(一擧兩得), '도랑치고 가재잡고'다.
◆㈜온통 '소맥잔'
㈜온통 김성은(39) 대표는 철인 3종 등 운동 마니아이자 폭탄주를 즐기는 애주가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영어 속담이 여지없이 맞아들었다. 음식 프랜차이즈사업에 뛰어든 김 대표는 지난해 바쁜 와중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대한민국의 소맥 폭탄주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다. "와따! 이거 매번 폭탄주를 타서 마시는데 탈 때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니 계량컵이 있으면 어떨까?". 타고난 추진력의 김 대표는 곧바로 황금 비율의 폭탄주 잔 제조에 들어갔고, 폭탄주 애호가인 지인들을 통해 정확한 계량컵으로 검증을 받았다. 그리고 이미 발명품 '구전 마케팅'에 돌입했으며, 실용디자인까지 신청했다.
하지만 이렇게 전국적인 히트를 칠 줄을 상상도 못했다.
네티즌들을 통해 '이런 잔도 다 있네'로 시작해 인터넷 언론과 스포츠지 그리고 중앙 일간지를 통해 기사화되면서 대히트를 치게 된 것. 기사로 나간 뒤에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소맥잔'은 이렇다. 성인 남자 손바닥만한 맥주잔 크기의 유리잔에는 '소주'라고 표시된 선과 '맥주'라고 표시된 선이 각각 그려져 있으며, 친절하게 '소맥잔'이라고 쓰여져 있다. 그리고 순서에 따라 소주부터 표시된 선까지 따르고, 그리고 맥주가 표시된 선까지 따르면 끝이다.
네티즌들은 "어떻게 보면 쉬운 아이디어일 수도 있는데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다는 게 억울하다" "정말 기발하다" "앞으로 회식자리는 걱정이 없겠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세상이 변해 버렸다. 아이디어 상품도 스토리텔링과 회사 홍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김 대표는 "사실 대구에서 프랜차이즈 10여 개를 열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더 큰 시장인 서울로 가서 이렇게 기발한 상품으로 전국적인 히트를 칠 수 있다는 걸 실감했다"며 "소비자(손님) 중심의 생각으로 더 많은 친절과 서비스를 베풀면서 대구의 자존심을 걸고 사업을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소맥잔'같은 스토리 아이디어상품은 이야기의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를 집중시키고, 기억 속에 분명하게 자리잡게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소맥잔'이 아닌 ㈜온통 옛날불고기의 승승장구로 이어지는 것이 이 아이디어 상품의 마케팅 목적이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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