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훈련강행 마땅" vs "긴장고조 필요한가"…한·미 항모훈련 찬반 논쟁

23일 북한 연평도 포격 이후 한반도에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한·미 양국이 28일부터 연합훈련을 실시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북한 추가 도발에 대한 시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북한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이번 훈련을 환영한다는 의견도 많아 인터넷을 중심으로 찬·반 논쟁이 불붙고 있다.

미국은 28일 훈련에 조지워싱턴호(배수량 9만7천t)를 투입한다. 조지워싱턴호는 미 해군 7함대의 핵심전력인 '슈퍼 항공모함'. 수십 대의 FA-18 전폭기, E-2C 조기경보기,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 수백 기를 싣고 있는 데다 이지스함과 구축함 수척, 잠수함으로 호위전단을 구성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번 훈련으로 자칫 한반도 긴장감이 더욱 고조될까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직장인 이영종(35) 씨는 "가뜩이나 살벌한 분위기가 흐르는데 이번 훈련이 확전 빌미가 될까 걱정스럽다"며 "훈련을 한다 해도 최신 함정이 여럿인데 굳이 항공모함까지 동원해 긴장감을 고조시킬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박영준(32) 씨도 "서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과잉 대응 등 실수가 나오기라도 한다면 끔찍한 사태로 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터넷상에서는 이미 대리전이 펼쳐지고 있다. 강경 대응을 주문하며 이번 훈련에 찬성하는 목소리와 전쟁이 발발할지도 모른다며 군사 움직임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아이디 '머스마'는 "계획됐던 훈련인 만큼 강행해야 할 뿐 아니라 북한이 또 도발하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며 "미국이 합세해 전력 차가 워낙 커진 만큼 쉽게 도발하진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rokmcy1000'은 "연평도 사태 때는 너무 허무하게 당했고 이념 문제를 떠나 이번에는 온 국민이 힘을 모을 때"라며 "조지워싱턴호를 건드릴 경우 북한은 끝장이 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션'은 "미 항모가 서해에 들어오는데 중국이 가만히 지켜볼지도 의문이고 이러다 사태가 점점 커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는다"며 "외국이 남북 모두에 개입하는 일은 최대한 막아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나라에 전쟁의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우스' 역시 "더 이상 이번 사태가 번지는 걸 막기 위해서는 우리도 군사 행동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침착함과 현명한 판단을 주문하는 이들에게 종북주의자라고 비난할 게 아니라 미 항모가 서해상으로 들어오면서 야기될 상황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자는 것"이라고 썼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이번 훈련은 '방어적 성격의 훈련'으로 대북 억제력 강화와 영해 안정을 꾀하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며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사건' 발생 이전부터 계획된 훈련이어서 이번 사태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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