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소련을 구한 주코프

전쟁만큼 어처구니없이 시작되는 것이 없다. 역사적으로 한쪽은 거짓말과 함께 기습을 노리고, 다른 한쪽은 상대의 '양식'을 믿고 만사태평이었다. 6'25전쟁과 태평양전쟁이 그랬고 이번 연평도 포격도 마찬가지다.

가장 극단적인 사례는 독일과 소련의 전쟁이다. 보통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과 영국의 역할이 대단한 줄 알지만, 독소전(獨蘇戰)에 비해 규모가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독소전은 왜곡된 이데올로기끼리 부딪친 유례없는 총력전이었다.

스탈린은 전쟁 전날까지 소련 첩보망을 무시하고 "어떤 도발에도 대응하지 마라"고 명령했다. 유화정책을 쓰면 히틀러가 자신을 믿어줄 것이라 믿었다. 어디선가 많이 봐왔던 그 장면이 아니던가. 1941년 6월 22일 독일군 300만 명이 침입하자, 순식간에 모스크바 부근까지 밀렸고 국토가 유린당할 지경이었다. 그때 혜성같이 나타나 소련을 구한 인물이 하사관 출신의 게오르기 주코프(1896~1974) 장군이다. 마침 오늘이 주코프가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날이다. 전선사령관으로서 모스크바'스탈린그라드'베를린 공방전 등 고비 때마다 승리했다. 덕분에 스탈린의 질투에도 살아남아 천수를 누렸다. 우리에게도 주코프만한 인물이 있을까.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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