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 잘자요 엄마/서미애 지음/ 노블마인 펴냄

범죄심리학자 이선경은 연쇄살인범 이병도가 그녀와 면담하길 원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남편의 전처가 낳은 딸 하영을 집으로 데려오게 된다. 선경은 이병도의 어둡고 복잡한 마음에 접근하려고 애쓰면서, 집에서는 하영과 친해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영의 잔혹한 면모를 하나씩 확인하게 되고, 이병도와 하영의 과거에 공통점이 있음을 알고 혼란에 빠진다. 과연 살인마는 태어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추리 전문 방송작가로 15년 넘게 활동하면서 '인형의 정원'과 '반가운 살인자'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 추리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로 우뚝 선 서미애가 심리스릴러 '잘자요 엄마'를 내놓았다. 이 소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의지해야 할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섬뜩하면서도 슬픈 악의 근원을 파고든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자신을 가장 사랑해줘야 하는 존재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학대당하며 성장한 연쇄살인범. 이 소설은 그가 왜 연쇄살인범이 되었는지, 그리고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보여준다. 연쇄살인범은 원래부터 태어나는 것인지,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빠른 전개로 박진감이 넘치면서 마지막에는 슬픔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357쪽, 1만2천원.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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